의정 합의에 의료계 의견 분분 “의협 임원 불신임” vs “이제 제 자리로”

의정 합의에 의료계 의견 분분 “의협 임원 불신임” vs “이제 제 자리로”

기사승인 2020-09-04 20:58:57
▲ 협약식장 출입 저지당한 대의협회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체결을 위해 4일 서울 충무로 남산스퀘어빌딩에 위치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 향하던 중 전공의들의 반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4일 정부 및 여당과 잇달아 합의한 것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집 회장을 포함한 의협 집행부의 사퇴 및 불신임 주장이 거센 반면, 투쟁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과 의협 집행부 전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의협의 이번 합의가 “파업 투쟁을 이끌어온 젊은의사 비대위를 배신하고 전체 의사들을 우롱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협 대의원으로 활동 중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최 회장이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관련 합의안에 독단적으로 서명해 회원의 권익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고, 이런 내용을 공개해 의협 및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최 회장과 제40대 의협 임원 전원을 불신임하는 결의를 촉구했다.

서울아산병원교수 비대위 역시 최 회장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젊은의사들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교수들도 파업에 동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투쟁을 멈추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립·사립대병원 등 수련병원들은 입장문에서 “전공의, 전임의 등 덕분에 보건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전공의와 전임의는 진료와 수련 현장으로 속히 복귀해주시고, 학생들은 강의실로 돌아와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에게도 의사 국가고시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수련병원들은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더욱 각성된 시각으로 주시하자”며 “합의는 단지 실마리일 뿐 오히려 그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이제는 의사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줘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원진 일부도 업무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대전협 페이스북에서 “당분간 많이 힘들겠지만, 그동안 제가 비웠던 자리를 다시 채우는 데 더욱더 힘껏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 부회장은 또 “동료, 선후배님들이 보여준 의지와 단결, 기꺼이 연대에 함께해준 간호사 선생님들의 진심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잠시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가더라도 관심과 목소리는 지속해서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전협이 요구한 해결책이 실제로 이뤄지는지에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엽은 입장문을 통해 “대전협 비대위는 단 한 명의 전공의, 의대생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단체행동을 멈출 수 없다”며 집단 휴진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들은 오는 7일 회의를 열어 향후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업무개시명령 어긴 전공의에 대한 고발을 모두 취하하고, 의과대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재접수 기한을 6일로 연장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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