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멜로극, 다른 접근법

같은 멜로극, 다른 접근법

기사승인 2020-09-18 08:00:01
▲사진=SBS·MBC 제공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주춤했던 멜로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와 SBS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인물 감정과 애정 관계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멜로극이다. 대중의 취향이 장르극이나 로맨틱코미디로 옮겨가며 자연스레 자취를 감췄던 멜로극은 다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을 택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전혀 다른 자세로 멜로를 풀어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이하 ‘내가예’)는 정통 멜로를 지향하며 출발했다.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형제.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갈 수 없는 길, 운명에 갇혀버린 한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는 드라마 소개에선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멜로드라마의 정서가 느껴진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방송에 앞서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는 ‘짠사랑’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 인물을 두고 형제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자칫 ‘막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에도 “시청자를 열심히 설득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내가예’는 정통보다 고루에 가까운 분위기다. 서진(하석진)·서환(지수) 형제가 오예지(임수향)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과 주요인물의 사연은 속도감 있게 펼쳐졌지만, 이외 캐릭터가 너무 단면적으로 묘사된 탓에 몰입감이 떨어졌다. 주인공은 이어지는 불행과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의 악행을 감내하기 바쁘다. 반전의 기미는 있다. 지난 17일 9회까지 반영하며 분기점을 돈 ‘내가예’는 실종됐던 서진(하석진)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지금까지와 또 다른 2막을 예고했다. 서진이 모습을 감췄던 이유 등이 드러나며 2~3%를 답보하던 시청률도 소폭 상승했다. 서진이 돌아오고 서환이 오예지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쪽을 택했다. 클래식 소재에 청춘의 현실과 꿈을 녹여내며 순항 중이다. 식상하게 흐를 수 있는 멜로에 주인공들의 고민을 진정성 있게 다뤄,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극의 재미도 더했다. 주인공인 채송아(박은빈)와 박준영(김민재)는 각각 오래 짝사랑해온 상대가 있지만, 서로가 처한 상황을 알게 되며 호감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이들뿐 아니라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인물의 감정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클래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꿈과 재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돋보인다.

시청률이 높진 않지만, 고정 시청층이 형성돼 꾸준한 성적을 유지 중이다. 멜로 라인이 흥미롭게 이어진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에 드라마 팬들이 모인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호평을 얻고 있기도 하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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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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