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씨티은행의 차기 은행장 후보로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단독 추천되면서 국내 첫 민간 여성은행장이 등장할지 주목받고 있다. 씨티은행의 여성 은행장 배경에는 씨티은행 내부의 양성평등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차기 은행장 후보로 유명순 수석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은행장 최종 선임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다.
단독 추천의 경우 사실상 은행장을 선임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국내 민간은행장 중 첫 여성 행장 탄생이 목전에 있는 셈이다. 유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한국씨티은행 내 첫 여성 은행장이 임명을 넘어 민간은행 중에서도 처음으로 여성이 은행장 지위에 오르게 된다. 국내 금융권으로 확대하면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지난 2013년 행장에 임명된 이후 2016년까지 기업은행을 이끌어나간 바 있다.
이처럼 유명순 수석부행장의 은행장 임명은 금융권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씨티은행에서 여성행장이 처음으로 등장할 수 있는 배경으로 씨티은행 내부에 정착된 양성평등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씨티은행은 모그룹인 씨티그룹과 함께 국내 시중은행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양성평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06년부터 회사 내에 ‘다양성위원회’와 함께 ‘여성위원회’와 같은 내부조직을 설립해 양성평등 문화 정착에 나섰다. 또한 임원 선발도 여성인재 발탁에 힘써왔다. 실제로 씨티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은 5.3%에 불과한 반면, 씨티은행의 상무 이상 임원 13명 중 5명(38.5%)이 여성 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씨티은행은 국내 최초로 ‘배우자 출산 유급휴가’를 자녀 수와 관계없이 기존 2주(10일)에서 4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성평등 지원 방안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씨티은행의 양성평등 정책은 모그룹인 씨티그룹에서부터 시작됐다. 씨티은행이 올해 초 시작한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는 그룹사 차원에서 먼저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달 씨티그룹의 새 최고경영자(CEO)에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글로벌 소비자금융 대표가 선임되면서 미국 금융가를 놀라게 했다. 특히 제인 프레이저의 씨티그룹 CEO 등극은 미국의 10대 은행 중 최초 여성 CEO가 임명된 사례로 한국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은행권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는 글로벌 금융기업으로서 전세계에서 200년 이상 영업을 해오면서 인종, 출신, 성별 등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직원을 평가하고, 서로 다른 배경의 직원들이 조화를 이루어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업하는 ‘다양성’이라는 문화를 정착시켰다”며 “이를 통해 씨티은행에서는 영업, 재무, 고객 만족, 마케팅 등 여러 업무에서 여성 관리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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