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마일리지 왜 못쓰나? 국감마다 지적되는 '마일리지 논란'

통신 마일리지 소멸액 5년간 800억 넘어
통신요금이나 부가서비스 등에 사용가능
통신사 마일리지 고지 적극적으로 하도록 시행령 개정도

기사승인 2020-10-14 04:10:02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미사용 마일리지 환산금액이 838억 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통신 마일리지의 낮은 활용성이 다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실이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통신요금에 비례해 적립되는 현금성 포인트인 ‘통신 마일리지’ 약 838억 원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자별로는 이동통신 가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SK텔레콤의 이용자 소멸 마일리지가 약 438억 원 규모로 가장 컸고, KT와 LGU+가 각각 304억 원, 96억 5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4년 간 이통3사 가입자의 마일리지 총 이용금액은 251억 6000만 원이었던 반면, 소멸금액은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국민의 통신 마일리지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마일리지는 통신 마일리지는 과거 피처폰 시절 음성 위주 종량제 요금제를 쓰면 요금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포인트로, 스마트폰을 쓰는 데이터 중심 고객에게 주는 멤버십 포인트와는 다르다. SK텔레콤은 ‘레인보우 포인트’, KT는 ‘마일리지’, LGU+는 ‘이지(EZ)포인트’라는 이름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다.

통신마일리지 사용처는 통신요금이나 부가서비스, 단말기 수리, 기기변경 등에 가능하다. 적립된 시점부터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3사 모두 7년이다.

윤 의원은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의 통신 마일리지를 통신사의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하지만, 여전히 적립된지 모른 채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800억이 넘는 것은 가계경제의 손실”이라며, “이통3사는 통신 마일리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로 마일리지 사용을 권장해, 통신 소비자의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 마일리지는 이번 국감에서 다시 한 번 더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이동통신사·카드사·정유사·항공사·공공기고나 복지포인트 등 적립 마일리지가 20조5713억원이며 이 가운데 소멸된 마일리지가 1조4938억원을 웃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 소멸금액을 보면 항공사가 76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카드사 5522억원, 이동통신사 1155억원, 공공기관 복지포인트 322억원, 정유사 300억원 등이었다. 이 의원이 집계한 통신사 마일리지 소멸액은 SK텔레콤이 56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T 468억원, LG유플러스가 121억8000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무관심 속에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1조5000억원이나 된다"며 "어디에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 검색해서 모아주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하는 마일리지 통합플랫폼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일리지로 세금이나 기부금도 내고, 온누리상품권도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2015∼2019년 통신 마일리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75%가 사용되지 않은 채 소멸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통3사 고객이 지난 5년간 이용한 통신 마일리지는 총 377억여원인 반면 같은 기간 소멸한 마일리지는 1154억여원에 달한다고 짚었다.

이렇게 쌓이는 마일리지에 비해 활용도가 낮다는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서 마일리지의 활용처를 늘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마일리지 적립을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고객이 마일리지를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더 정확하게 여러 번 고지하고, 유효기간 내 사용할 것을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마일리지 적립 현황을 고지하지 않은 통신사에 35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에게 마일리지 적립방법, 사용범위, 이용방법, 유효기간, 적립·사용·소멸점수 등을 고지토록 개정령안을 마련했다.

이런 마일리지 관련 내용은 통신사 홈페이지에 상시 게재하고, 적립·사용·소멸점수 등 주요현황은 매월 이용요금 청구서에 안내토록 했다. 또 최근 1년 내 마일리지 사용 이력이 없는 이용자에게는 분기별 문자로 안내토록 규정을 신설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에는 부가서비스를 결제하거나 기본료를 초과하는 통신요금을 결제하는 데에만 쓸 수 있었던 마일리지 사용처를 직접 통신요금을 낼 수 있도록 사용처를 늘리기도 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