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암 보험금 분쟁을 둘러싼 금융감독원과 삼성생명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실시하는 종합검사 관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앞두고 삼성생명의 암 보험금 부지급 건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했지만, 삼성생명은 최근 보험금 지급 재판서 승소했기 때문에 이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를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감원은 삼성생명 종합검사에서 암 환자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고,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암환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금감원의 종합검사 결과 삼성생명은 일부 민원에 대해서 암보험금을 지급했으며, 나머지는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과 관련된 보험금 지급 중 종합검사를 통해 실시된 보험금 지급은 약 20~30% 수준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8년 9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서 삼성생명에 요양병원과 관련된 암보험급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바 있지만, 삼성생명은 이같은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암보험금 지급률도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실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서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지급을 권고한 551건 중 39.4%인 217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263건(47.7%)은 일부만 수용했으며, 71건(12.9%)은 지급을 거절했다.

이같은 삼성생명의 모습에 금감원은 권고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진단,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금감원의 수장인 윤석헌 원장도 삼성생명 관련 암보험금 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3일 윤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한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전재수 의원이 삼성생명과 암보험 계약자간 분쟁에서 금감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개인적으로는 의원님 말씀 100% 공감하고 있다”며 “저희들이 조금 더 잘하고 열심히 해서 암보험 환자들을 위해서 조금 더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들 뜻하고 맞지 않게 돌아가는 부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이 지난달 24일 보암모 공동대표 이 씨가 소송한 암 입원비 지급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금감원의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 근거가 약해지지 않았냐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삼성생명이 승소한 건의 경우 개인 한 명에 해당되는 사안에 대한 판결이라 개별 암보험 분쟁 사안들을 일반화하긴 힘들다”며 “단 금감원이 대법원 판결과 다른  제재를 진행할 경우 추가적인 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대법원의 판결이 금감원의 해당 조치가 대법원의 판결과 상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의 제재는) 강제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의도와 실행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단, 분조위 결정이 대법원 판례와 불일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여러 가지 세부사안을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으로부터 제재 심의와 관련된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금감원으로부터 권고받은 암보험금 지급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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