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회장은 지난 21일 변호인을 통해 연합뉴스 등 몇몇 언론에 보낸 14페이지 분량의 2차 입장문을 통해 A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룸살롱에서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에서 자금을 빌려 인수한 수원여객에서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편지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5장짜리 자필 입장문을 발표한 지 닷새만에 다시 쓴 것이다. 1차 입장문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께 검찰 전관 A변호사와 함께 청담동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으며 이 중 1명은 라임 수사팀 책임자로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예전에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면서 "법무부 조사를 받으면서 해당 검사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와의 관계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사건 관련으로 2007년께 검사로 재직 중이던 A 변호사를 알게 됐다"며 "2019년 수원여객 사건으로 변호인 선임을 하고 난 뒤에는 호텔·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지극히 모셨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들려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친분, 각종 사건해결능력을 들으면서 신뢰를 쌓게 됐고 그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대로 모든 협조를 했다고도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윤대진 당시 수원지검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청탁도 실제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1차 입장문에서 2019년 12월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영장 청구를 무마하기 위해 모 지검장에게 로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한다는 지인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며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은 또 검찰이 본인은 물론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도피를 도왔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피해 이 전 부사장과 5개월간 도피 행각을 벌이다 4월 23일 서울 성북구 인근의 한 빌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편지에서 "검찰 관계자들한테 도피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적었다.
반면 김 전 회장은 청와대와 여당 관련 의혹은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검찰 면담 과정에서, 검사장 출신인 야당 유력 정치인 청탁 사건에 대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그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여당 정치인은 라임 펀드와 무관하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6개월째 수사하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면담 검사가 환하게 웃으며 칭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일로 직접 만나서 돈을 주며 로비를 했던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며 "누가 도대체 어떤 저의를 가지고 나를 이런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은 건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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