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독감백신 사망자 다수 발생에도 '강행' 질병청…"맞아도 되나" 시민들 불안

동일 독감백신 사망자 다수 발생에도 '강행' 질병청…"맞아도 되나" 시민들 불안

하루새 18명 사망…보건당국·의료계 의견 엇갈려

기사승인 2020-10-23 06:49:25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지난 16일 인천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후 숨진 사례가 발생한 이후 6일 만에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다. 지난 22일 하루에만 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람이 18명이다. 

질병관리청과 의료계 일부는 올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있는데다 사망과 백신의 연관성이 없다며 접종 강행 의지를 밝힌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접종을 1주일간 잠정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 백신을 맞아야 하는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국내 백신 불안해 못 맞겠다" 커지는 백신 포비아 

23일 독감 접종 후 사망자는 최소 28명(지방자치단체 신고 기준)이다. 하루새 18명이 늘었다. 

지난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남 광주·순천·목포, 전북 고창·임실, 제주, 대구, 경기 광명·고양·성남, 경북 성주·상주·영주·안동, 경남 창원·통영, 서울, 강원 춘천·홍천 등 사망자는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당수 70대 이상 고령자로 기저질환이 있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거나 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속출하면서 전국 일선 병원과 보건소에는 백신을 맞아도 될지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백신을 맞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 A씨는 맘카페에 "올해 참 (독감 백신이) 난리다"면서 "죽으려고 (백신을)맞는게 아닌데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니 고령의 부모님과 어린 자녀들을 맞춰야 할지 계속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국내 백신을 맞고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에 돈을 내서라도 수입 백신을 찾아 맞으려 한다"며 국내 제조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노피, GSK 등 완제품으로 수입해 온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공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일 독감백신서 사망자 다수 발생…각계 의견 엇갈려

보건당국은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아직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3000명에 이르는데다 올해는 트윈데믹 우려도 있어 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 사망자마다 백신이 달라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 그어 왔다. 

하지만 지난 22일 동일 백신 접종자 중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백신 자체에 대한 검증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가 접종받은 백신 제품명과 제조번호를 보면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Q60220039,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플루플러스테트라(YFTP20005,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스카이셀플루4가(Q022048,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 스카이셀플루4가(Q022049, 어르신용) 접종자 중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는 것과 관련해 의협은 독감 접종을 1주일간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에 대한 조사를 거친 다음 재개하자는 것이다. 

의협은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질병청의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올해 실시된 독감 예방접종 문제의 중심은 '백신 안전'으로, 접종 유보 기간 백신의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백신의 제조 공정과 시설, 유통, 관리 등 전반의 총괄 점검을 하고 사망자의 신속한 부검과 병력 조사 등을 통해 예방접종의 안전성 근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도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사인 규명 때까지 접종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제품이나 제품 독성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한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 접종받은 분들도 전화로 조사했지만,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사망자가 나오면 "해당 로트는 봉인하고 접종을 중단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재검증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백신학회도 정부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학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올해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계절 독감의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면역저하자에 대한 독감 백신 접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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