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수억 원짜리 전자게시판 ‘불법’ 의혹..예산낭비, 탁상행정 논란도

예천군 수억 원짜리 전자게시판 ‘불법’ 의혹..예산낭비, 탁상행정 논란도

기사승인 2020-11-25 14:36:19
▲ 예천군 호명면 경북도청 신도시에 살치된 전자게시판이 교통신호기 판독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권기웅 기자
[예천=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경북 예천군과 예천경찰서가 호명면 도청 신도시에 무단 광고물(전자게시판)을 설치하면서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으로<본지 11월 24일 보도> 말썽인 가운데, 이 게시판이 각종 규정을 무시하고 설치한 이른바 ‘불법 설치물’로 전락해 ‘탁상행정’,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달 호명면 도청 신도시 번화가 사거리 도로변에 가로 7.7m, 세로 1.7m, 높이 8m의 LED 전자게시판을 설치했다. 예산 2억3천여 만원이 소요된 게시판은 주민들에게 환경·기후·군정 등의 정보를 홍보한다.

하지만 군정 홍보라는 취지와 달리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자게시판이 교통신호기와 불과 약 10여m 정도 뒤쪽에 설치돼 정면에서 바라보는 운전자가 점멸되는 신호를 알아보기 어려운 불편을 주고 있어서다.

옥외광고물에 관한 법 등에서는 교통신호기를 중심으로 30m 이내에 불빛이 있는 광고판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어 신호기과 일정 거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각 지자체 조례로 이를 완화할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한 기본 취지는 바뀌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군은 예천경찰서와 협의를 통해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관련 조례에 따른 심의과정도 따르지 않아 불법으로 설치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위치가 적정한 곳으로 이전을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여러 가지로 지적되는 부분은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처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예천군이 이 전자게시판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예산낭비’ 논란이 인다. 법률이나 규정 검토는 물론 주변 환경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게시판을 설치해 불필요한 예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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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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