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에서 손품 파는 시대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비대면 서비스’ 열풍은 부동산 업계에서도 거세다. 기존 부동산 시장은 직접 공인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며, 매물을 직접 보고 계약하는 이른바 ‘발품’을 중요시하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품’이 대세다. 어플리케이션과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현장에 가지 않아도 내게 맞는 매물을 찾고 볼 수 있는 서비스들이 출시됐다.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직방, 다방 등과 같은 ▲중개·임대 서비스는 아주 기본적인 영역이다. 이 외에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와 자금조달 관리 등과 같은 모든 것이 프롭테크의 영역 안으로 포괄된다. 부동산 중개 외에도 건축을 위한 돈을 빌리거나, 건물을 짓고 판매하는 시행, 인테리어, 집에 살 사람을 구하는 모든 과정에 기술이 결합되어 있는 셈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프롭테크 서비스는 부동산 중개를 주력으로 하는 부동산 마케팅 플랫폼 직방·네모·호갱노노, 인테리어 비교 견적 등을 주력 업무로 삼고 있는 인테리어 플랫폼 집닥·오늘의집, 금융지주들과 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KB부동산 리브온, 우리 원더랜드 등을 들 수 있다.
◇언택트 바람 타고 가즈아!
한국프롭테크포럼은 IT, 테크,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주도하는 173개 기업이 회원사로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사사(社)인 직방과 야놀자, 우미건설 등을 필두로, 정회원사로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부터 호갱노노, 집닥 등 프롭테크 업체들까지 두루 포함돼있다.
투자 규모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한국프롭테크포럼이 발표한 ‘2019 상반기 회원사 조사’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40개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누적 투자금액은 총 1조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누적투자가 100억원 이상인 기업 역시 야놀자, 직방 등 국내 대표 프롭테크 업체를 포함해 고스트키친, 스파크플러스, 알스퀘어, 어웨어, 집닥 등 13개 사나 된다.
◇앞으로의 방향은?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이 규제와 법령 미비 등으로 기존 부동산 업계와 충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연내에 프롭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방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지난 5월 감정평가사협회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A 기업을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A기업이 AI 기술을 적용한 ‘자동산정 서비스’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시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감정평가업자가 아닌 경우 감정 평가가 불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한국한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VR 등을 이용해 중개사가 없어도 주택 거래 등이 가능한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인중개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협회는 반대 집회를 여는가 하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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