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개신교·원불교·불교로 구성된 종교계 100인의 지난 1일 검찰개혁 지지 성명 발표에 이은 지지 의사 천명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한다”며 “검찰은 오늘 이 순간까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검찰개혁’이라는 네 글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라도 가졌던 것을 내놓기는 쉽지 않고, 하물며 독점적으로 행사하던 권한들을 포기하는 일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매미 같은 미물도 때가 되면 허물을 벗는다. 과거의 허물을 벗는 일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검찰권 독립수호’를 외치는 그 심정을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럴 때마다 우리는 검찰이 권한을 남용하여 불러일으켰던 비통과 비극의 역사를 생생하게 떠올린다”며, “한국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악행이 가능했던 것은 수사든 기소든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고도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제한의 권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에서는 부패와 거악을 척결한다면서, 뒤에서는 현직과 전관들이 밀어주고 당겨주는 뒷거래를 일삼았을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며,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입장문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도 짚었다. “검찰총장이 이런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됐다”며 이는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직무배제의 여섯 가지 이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법부의 책임도 물었다.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법부의 권위와 존엄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끝으로 신앙인들과 시민들에게 사랑과 정의, “연대와 같은 선은 단번에 영구히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쟁취해 나가는 것”(회칙 『모든 형제들』 11항)임을 되새기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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