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보험사들이 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예고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들은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예상 인상률을 알리는 상품 안내문을 발송했다.
보험료 인상 대상은 2009년 10월 팔리기 시작한 ‘표준화 실손보험’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 실손보험’ 가입자 중 내년 1월 갱신이 도래하는 고객들이다. 다만 2009년 10월 이전 상품인 구 실손 갱신 시기는 내년 4월이어서 이번 안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보험료 인상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다만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예상 가능한 최고 20% 초반대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보험료 인상의 이유는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위험손해율이 높아졌다고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올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도 13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보험금 지급액-위험보험료)은 2조8000억원으로,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사업운영비를 뺀 전체 보험료와 비교해도 보험금 지출이 100%를 초과,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표준화 실손 가입자들에게는 최고 20% 초반대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고, 신실손 가입자들에게는 최고 10%대 초반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다고 공지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보험업계가 실손보험의 누적 피해를 고객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과잉진료가 많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잉진료를 방지할 수 있는 예방책이 필요한 것이지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따라서 위험손해율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선 보험업권과 의료계, 정치권이 모여서 과잉진료 방지 및 합리적인 의료비 산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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