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 사고로 심장 외상입은 20대 가장, 권역외상센터서 살렸다

화물 운송 사고로 심장 외상입은 20대 가장, 권역외상센터서 살렸다

기사승인 2020-12-14 14:47:21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 장재혁씨(사진 오른쪽)와 전양빈 교수(가운데), 은수민 간호사(왼쪽).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업무 중 사고로 심장을 크게 다친 20대 남성이 인천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의 빠른 처치와 수술로 건강을 되찾은 사연이 14일 알려졌다.  

화물 운송기사로 일하고 있는 장재혁(27)씨는 지난 11월 25일 오전 여느 때처럼 일을 하던 중 큰 사고를 당했다. 크레인으로 화물칸에 싣고 있던 철근이 균형을 잃고 쏟아지며 장씨의 다리를 덮쳤다. 넘어진 장씨 가슴 위로 무거운 드럼통이 2차 충격을 가했다. 장씨는 곧바로 119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겉보기에는 장씨 발가락 골절이 심각해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문제는 장씨의 심장이었다. 심장이 드럼통에 눌렸을 때 심장벽이 찢어지는 심장압전(cardiac tamponate)이 발생한 상황으로, 흉부에 이미 피가 고이고 있었다. 심장압전으로 인한 수술은 흉부외과 등 전문 의료진과 장비, 시설이 뒷받침돼야 하는 고난이도의 수술이기에 장씨를 긴급히 수술할 병원과 의료진이 필요했다.  

장씨는 곧바로 가천대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환자가 이송된다는 연락을 받은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치료가 지연된다면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장씨는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혈압이 60/40mmHg까지 떨어져 위급한 상태로 이송됐다.

외상외과(흉부외과) 전양빈 교수와 최강국 교수, 마취과 이경천 교수, 은수민 외상외과 전담간호사 등 준비하고 있던 의료진에 의해 장씨는 외상센터 도착 즉시 수술실로 이동, 곧바로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환자의 심장은 수술 전 후 매우 불안했던 상태로, 가슴을 열고 심낭 내 혈액을 제거한 후 좌심실의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간 천장 부위 봉합과 지혈 봉합 수술까지 마무리된 후 갑자기 심실세동이 발생해 세차례 심정지가 발생하는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30여 분간 매달려 심장소생술을 하는 등 외상외과, 마취과, 수술마취간호사들을 포함해 17명의 의료진이 장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장씨의 심장이 다시 뛰었고 3시간30분 만에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중환자실에서 5일을 보낸 장씨는 현재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발가락 골절 수술까지 마쳤다. 그는 이제 퇴원을 앞두고 있다. 아내와 14개월 아들을 둔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생각하며 힘든 수술과 치료 과정을 잘 버텨내고 있다. 

장씨는 “제가 수술 받고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17명의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셨다는 말씀을 듣고 정말 감사했다”며 “건강하게 회복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외상외과 전양빈 교수는 “심장압전은 초응급 상황으로, 시설과 의료진이 준비돼 있지 않다면 수술이 어려울 수 있고, 수술 전후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집중과 의료지원을 필요로 한다”며 “한창 건강하게 일을 할 나이에 큰 사고를 당한 장씨가 다행히 건강하게 퇴원을 앞두고 있어 의료진으로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정남 권역외상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는 어떠한 중증외상환자라도 살리고자 하는 목표로 의료진들이 365일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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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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