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육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안산시는 어린이집 시설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21일부터 선별진료소 및 임시선별진료소에서 2주 마다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상은 어린이집 원장, 교사, 조리사, 차량기사, 공익근무요원, 보육도우미 등 근무자 전원이다.
같은날 서울시도 일선 어린이집에 공문을 보내 “시내 확진자 수가 400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보육교직원 등 긴급돌봄 종사자, 택배 등 유통업·콜센터·요양시설 종사자 등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8일부터 내달 3일까지로 기간을 한정하고, 이 기간 내 3개조로 나눠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이에 어린이집 종사자 사이에서는 “잠재적 확진자 취급하는건가”라며 반대 목소리가 크다. 평일, 주말 상관없이 이동 동선을 보고하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며 원내 감염에 주의하며 긴급 돌봄을 이어왔는데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일 해당 공문에 반발하는 보육 종사자들의 성토가 여러 건 올라왔다. 자신을 안산시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보육교사들은 1년 내내 KF94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근무하며 식사시간 외에는 마스크를 벗은 적도 없다”면서 “원 교사들 전체 카톡방에는 평일, 주말 상관없이 이동 동선을 보고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원인은 “왜 우리만 이런 수치심을 느끼며 2주마다 강제로 검사 받으며 잠재적 확진자 취급을 받아야 하나”라면서 “(보육 교사가 받아야 한다면) 긴급 보육 등원하는 아이들과 부모들까지도 똑같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은 1만2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경기도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라는 또다른 청원인은 “서울시와 경기도 안산시에서 모든 보육교직원에게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공문에서는 ‘보육교직원 및 가족, 어린이집 원아와 가족을 통한 전파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전수검사 대상에는 왜 보육교직원만 써있나”고 꼬집었다. 이 청원글에는 3만6672명이 동의했다.일선에서는 선별검사소 대기가 길어지며 보육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온라인 정책 제안인 ‘민주주의 서울’에 글을 올린 지난 19일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왔다는 보육교사는 “2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마치고 나니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현장에 와보면 기침하고 열이 나는데도 약 봉투 들고 등원하는 아이들이 여럿 있다. 솔직히 저희도 무섭다. 보육교사 안전을 위해 등원하는 원아들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반발 여론이 커지자 “코로나19 전수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유”이고 개별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 기간을 완화하는 공문을 이날 다시 보낸 상태다. 시는 “자치구에서는 검사 대기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이번 선제검사를 통해 교직원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타나고 있어 감염 예방을 위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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