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에 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주민 불안 최고조

청송군에 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주민 불안 최고조

기사승인 2020-12-26 12:45:29
▲ 지난 2월 경북북부 제2교도소장이 취임한 후 교정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경북북부 제2교도소 제공
[청송=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전국 최초로 전 군민 코로나19 선제 검사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경북 청송군에 서울 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대거 이송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6일 경북북부 제2교도소와 경북도, 청송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경북북부 제2교도소는 서울 동부구치소 확진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됐다.

오는 28일 이곳에 이송될 확진자는  500여 명 가운데 중증 환자, 고령자, 기저질환자를 제외한 400여 명이다.

이를 위해 현재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 수용 중인 500여 명의 모든 수감자는 전국의 다른 교정 기관으로 이송된다.

이 사실이 지역 사회에 알려지면서 주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격리된 시설인 만큼 지역 감염 우려 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진보면 일부 주민은 “서울에서 발생한 확진자들을 굳이 의료 시설도 마땅치 않은 시골로 수백 명씩이나 보내는 것은 지역 주민을 철저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 25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질병관리본부 대책회의에서 강원북부교도소, 영월교도소, 대구교도소 등과 신설, 이전 기관을 포함한 전국 모든 교정기관의 수용 능력과 시설 구조를 감안해 종합 검토한 결과, 시설 구조가 우수한 경북북부 제2교도소를 최적지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서는 정부 부처 관계자와 대구지방교정청장, 각 기관 소장, 보안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가 열렸다.

동부구치소 확진자들의 이송 소식이 사실이 알려지자 교도소 직원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직원 A 씨는 “확진자들이 수용되면 교도관들도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불안해 했다.

직원 B 씨는 “당국에서 고민을 했겠지만 결국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감염돼서 죽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며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들이 벌써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서는 지난 2월 교도관 1명이 확진된 바 있다.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한 4개의 교정시설(경북부부 제1교도소, 경북북부 제2교도소, 경북북부 제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1500여 명이다. 이들은 인근 관사와 청송읍,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 등에서 거주하고 있다.

교도소 측은 확진자들을 관리하게 될 직원들을 위해 인근 아파트 1개 동을 임시 숙소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직원들과 주민의 반발이 예상되자 경북북부 제2교도소장은 지난 25일 밤 ‘동료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전해 듣고 나서 우리 동료님들이 어떤 마음이 들지 소장으로서도 너무 나도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에 차마 받아들이기 힘들고 무거운 심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동료님들의 울분과 원망은 모두 소장인 저에게 해주시기 바라고 저 스스로가 그 책임과 짐에서 비켜나지 않겠다”며 “교정본부에서도 향후 고충 전보 시 최우선 조치 외 다른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마련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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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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