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강한 담원-다크호스 대거 등장’ 2020 케스파컵 결산

‘여전히 강한 담원-다크호스 대거 등장’ 2020 케스파컵 결산

기사승인 2021-01-04 19:31:37
'2020 LoL 케스파컵 울산'에서 우승을 차지한 담원 기아.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KeSPA컵 울산(케스파컵)’이 지난 2일 담원 기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까지 케스파컵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참가하는 대회로 운영됐지만, 이번 대회는 프랜차이즈 모델 도입으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참가하는 10개 팀만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담원의 우승처럼 예상대로 흘러간 부분도 있었지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결과도 나왔다. 모든 결과를 짚고 넘어갈 수는 없지만 이번 대회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이번 대회에서 MVP를 수상한 담원 기아의 '쇼메이커' 허수.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 ‘트리플 크라운’ 담원 기아

2020년은 담원의 해였다.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을 시작으로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롤드컵까지 제패하며 2020년 최강의 팀으로 우뚝 솟았다.

담원에도 적지 않은 위기가 있었다. 롤드컵이 끝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코칭스태프가 떠났고, 팀의 중심 선수였던 ‘너구리’ 장하권도 중국 LPL 무대로 떠났다.

떠난 이들을 대신해 김정균 감독과 탑라이너 ‘칸’ 김동하가 담원에 합류했다. 많은 팬들은 ‘담원이 이전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기존 멤버들과 새 멤버간의 적절한 융화 속에 담원은 여전한 전력을 뽐냈다.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안정감이 크게 올랐다는 평가도 있었다.

담원은 이번 대회에서 코칭스태프가 바뀌었음에도 지난해를 뒤흔든 자신들의 컬러를 유지했다. 라인전부터 빠르게 압박한 이후 드래곤과 전령 등 오브젝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려 대규모 교전에서 승리하는 방식은 여전히 담원의 ‘승리 공식’이었다. 이번 결승전에서 담원은 농심에게 3세트 동안 단 한 차례도 드래곤을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담원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CK 서머와 롤드컵에 이어 3대회 연속 우승해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11전 10승 1패를 기록,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서 2020년 마지막 대회를 완벽하게 장식했다.

한편 이번 대회의 MVP는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가 차지했다. 허수는 결승전에서 KDA 20(15킬 2데스 25어시4스트)이란 압도적인 수치를 올렸다. 신드라, 요네, 조이 등 다양한 챔피언 등을 사용하면서 최고조의 실력을 뽐냈다.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이란 성과를 낸 농심. 사진=농심 레드포스 SNS 캡쳐
◇ 농심 레드포스-kt 롤스터, LCK 뒤흔들 다크호스 될까

‘2020 LCK 서머’에서 8위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농심 레드포스는 이번 비시즌에 정글러 ‘피넛’ 한왕호를 비롯한 준척급 매물들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비시즌에 대격변을 거친 농심은 이번 대회에서 기존과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선보였다. 상체에 힘을 쓰던 과거와 달리 농심은 이번 대회에서 바텀 라인을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정글러 한왕호는 지속적으로 바텀에 다이브를 설계하는 등 바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이로 인해 ‘덕담’ 서대길이 경기 초반부터 빠르게 성장해 게임을 주도하는 경우도 잦았다. 또한 새롭게 합류한 서포터 ‘켈린’ 김형규와 서대길의 호흡이 빠르게 맞아가면서 라인전 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서대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탑라이너 ‘리치’ 이재원은 이전에 비해 완고해진 모습을 보여줬으며, 미드라이너 ‘베이’ 박준병은 오리아나와 사일러스를 잡았을 땐 팀을 캐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짧은 기간 안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농심이었다.

kt 롤스터의 미드라이너 '유칼' 손우현. 사진=쿠키뉴스 DB

농심과 더불어 kt 롤스터 역시 이번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팀으로 꼽힌다.

비시즌에 주요 선수들을 대거 놓친 kt는 이번 대회 때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예상과는 달리 kt는 4전 전승으로 4강에 직행했다. 비록 4강에서 농심에게 0대 3 완패를 당했지만 아무도 이들이 선전할거라 예상치 못했다.

화끈한 경기력과 교전에서 집중력은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좋은 수준이었다. 특히 교전 때 마다 선수들의 호흡도 눈에 띄었다. 라인전 단계부터 빠르게 장악을 하면서 경기를 끝내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선수들 개개인 기량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미드라이너 ‘유칼’ 손우현이었다. 데뷔 시즌에 비해 최근 성적이 저조했던 손우현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뽐내면서 팬들 사이에선 '기억을 찾은 유칼'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뒤늦게 합류한 서포터 ‘쭈스’ 장준수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전까지 주로 챌린저스 리그나 해외에서 활동한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알리스타’ ‘레오나’ 등을 이용해 교전 전개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년의 판도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전초전으로 불리는 케스파컵에서 호성적을 거둔 농심과 kt가 LCK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전패팀 아프리카. 사진=아프리카 프릭스 SNS 캡쳐.
◇ ‘베테랑 군단’ 아프리카 프릭스, 전패 굴욕

아프리카 프릭스는 비시즌에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과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를 영입하면서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팀을 이끌던 ‘미스틱’ 진성준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을거란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한채 4전 전패로 케스파컵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의 유일한 전패팀이다. 아직은 합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교전 마다 선수들이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배준식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배준식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4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죽지 않는 생존력을 보여줬다. 더불어 팀에서 딜러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지만 다른 팀원들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특히 탑라이너 ‘기인’ 김기인과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탑 라인에 탱커 위주의 메타가 들어서면서 공격 성향이 짙은 김기인은 상대들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또한 상대 정글러의 갱킹에 자주 노출되기도 했다. 이진혁은 상대 정글에 비해 느린 성장으로 게임을 뒤집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케스파컵이 LCK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라지만 아프리카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아프리카가 LCK에서는 케스파컵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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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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