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지난해 4월~12월까지 연결결산 기준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배 늘어난 3조551억엔(약 32조42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월 결산법인인 소프트뱅크의 3·4분기 실적에 해당하는 지난해 10~12월에는 무려 전년동기비 21배 급증한 1조1719억엔(12조4390억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세계 증시 호황과 함께 그동안 ‘계륵’으로 평가받던 비전펀드도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어서다. 비전 펀드 내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기업들이 IPO에 성공하면서 막대한 운용 이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음식 배달 앱 회사 도어대시가 지난해 12월 뉴욕 증시에 상장에 성공하면서 큰 수익을 냈다.
하나금융투자 김재임 연구원은 “비전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들의 성공적인 IPO가 이어지면서 비전펀드 투자자산 가치가 급증했다”며 “도어대시 투자금 6억8000만 달러는 90억 달러(2020년 말일 기준) 가치로 상승, 투자수익률이 13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전펀드가 투자한 이후 상장된 기업 기준, 전체 투자 수익률은 2.6배를 기록, 소프트뱅크의 탁월한 투자기업 선별 능력을 입증했다”면서 “슬랙, 핑안굿닥터, 10x제노믹스 등 일부 기업에 대한 투자지분은 완전매각 하며 높은 실현이익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비전펀드의 순항으로 손 회장이 구상하려던 비전펀드2도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나스닥 상장 예정인 국내 기업 쿠팡의 흥행 여부도 관심거리다. 쿠팡은 매년 막대한 적자(영업손실)을 내고도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달 미국 나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쿠팡의 IPO가 올해 2·4분기에 진행될 수 있고, 기업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32조6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쿠팡의 실적을 국내 시장 점유율로 봤을 땐 고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쿠팡의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비전펀드의 꾸준한 지원에도 아직까지 매출을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흑자 턴어라운드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또한 국내 시장은 여전히 이커머스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압도적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경제적 해자’ 기업이 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거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쿠팡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네이버는 한때 주력이었던 검색포털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으나 온라인쇼핑 등의 사업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로 결제액이 20조9249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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