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큰 어른’ 백기완 소장 영면… 여야 모두 “선생 뜻 이어받겠다”

‘민주화 큰 어른’ 백기완 소장 영면… 여야 모두 “선생 뜻 이어받겠다”

민주당 “국민 모두 행복한 사회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
국민의힘‧정의당도 추모 행렬에 동참

기사승인 2021-02-15 18:14:41
1996년 탑골공원에서 열린 한국합섬 노동탄압 규탄대회에 참석했던 백기완 선생의 모습.  사진=통일문제연구소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투병 끝에 15일 영면한 가운데 갈라졌던 정치권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여야 모두 통일 문제와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영원한 민중의 벗, 백기완 선생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백 소장이 걸어온 발자취를 하나씩 재조명한 뒤 그의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선생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온몸으로 지켜냈다. 우리 사회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과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 모두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진압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1966-1987) 열사의 범국민장례식에 참석한 백기완 소장의 모습. 최민화가 그린 ‘이한열부활도’ 뒤로 지팡이를 짚으며 행진하는 그가 보인다. 사진=통일문제연구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 소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사가임을 언급한 뒤 “앞서 나간 임을 산 자로서 충실히 따르겠다. 생이 평생 맞섰던 철옹성 같은 기득권의 벽을 두려움 없이 마주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백 소장이 한국의 현대사와 민주화의 이정표마다 서 있었다고 표현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그의 숭고한 뜻이 끈질기게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한민국 사회가 외면한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의 주인으로 호명하고 대변했다. 생의 마지막까지 한반도 평화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의 명복을 기원했다. 

국민의힘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백 소장의 뜻을 가슴 깊이 되새기겠다고 했다. 

백기완 소장이 1990년 영등포시장 골목에서 열린 노동자탄압 경찰폭력 규탄 평화행진 도중 진압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실신한 모습. 사진=통일문제연구소

김은혜 대변인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등한 세상은 고인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한 진보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지금도 어영차 지고 일어나는 대지의 싹처럼 생명의 존엄,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일깨워주실 듯하다”고 추모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국민이 주인 되는 더 나은 세상을 열망했던 고인의 뜻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난 백 소장은 평생을 한국의 민주화‧민족‧민중 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4.19 혁명, 64년 한일협정 반대투쟁, 유신 독재 반대 투쟁, 3선 개헌 반대 투쟁, 민주회복구속자협의회 결성, 구로동맹파업 지원, 권인숙 성고문사건 진상폭로대회 주도 등 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마다 큰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연행과 구속, 고문 등을 당하기도 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