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2일 '통영해양경찰서 직장 내 갑질로 예비남편이 사망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예비신부라고 밝힌 청원인은 "통영해양경찰서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예비남편 A씨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4년간 해군 부사관 생활을 거쳐 2014년 해양경찰관이 됐다. 이후 수사업무를 배우기 위해 지난 8일 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 형사계에 배치됐다.
이곳에서 부서 내 존재하는 태움(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으로 인해 A씨가 사망직전까지 정상적인 업무를 배당받지 못했고 경찰 업무와 관련 없는 허드렛일을 하는 등 정신적 고충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A씨는) 담당계장에게 잘못 보인 것 같다며 업무를 주지 않아 업무를 달라고 근무 의지를 피력했지만 이를 묵인했다. 오후 7시 출근해 허드렛일만 하다 밤 9~10시에 퇴근한다고 했다. 출근해서 제일 잘하는 것은 사무실 거울 닦기, 후배들 쓰레기통 비우기, 커피 타기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출근하는 아침이 오는 것을 두려워해 하루 3~4시간도 잠들지 못하며 약 보름이란 시간동안 체중이 4kg 감소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픔을 더 깊은 마음으로 알아주지 못한 자책으로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담당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10시쯤 통영해경 소속 경찰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출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A씨가 보이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장 동료가 직접 원룸에 찾아가 숨진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남 거제의 한 해양파출소에서 약 1년간 근무하다 지난달 8일 통영해경으로 전출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유족과 지인들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 했다고 진술했고, A씨는 경찰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근무 고충을 담을 글을 게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해경 측은 "내부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조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3일 오후 4시 15분 현재 5845명이 동의했으며,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동의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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