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안 대표는 “LH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3기 신도시 100억원대 사전투기 보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삼척동자 ‘부린이’가 보아도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땅 투기입니다. 차명도 아니고 본인 명의로 전문투기꾼의 솜씨를 뽐내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법과 도덕에 무감각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직ㆍ간접적 유사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은 선, 민간은 악’이라는 ‘부동산 국가주의’가 초래한 대참사입니다. 모든 게 ‘공공주도’이니 국토부 공무원과 공기업 준공무원들이 부동산의 절대권력자가 되고, 절대권력이 절대부패로 이어진 것입니다”라며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종사자는 국민과 얼굴을 맞대는 대민(對民) 공공서비스의 최전선에 계신 분들입니다. 국민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현장에서 직접 구현하는 국민의 손과 발입니다. 우리 국민의 일상적인 삶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들일수록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번 사태는 공공윤리, 좁게는 공직자윤리의 개념과 존재 이유 자체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손과 발들이 집단적으로 제 배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국민들은 어디까지 의심해야 하는 것입니까. 언제부터 어떻게 썩었기에 죄책감 없이 집단 비리를 저지르는 것일까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데, 아랫물이 이 정도로 썩어 있다면 대체 윗물 어디쯤부터 썩은 것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실명’ ‘집단’ 투기를 했다는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공공 부문의 윤리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심각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는 의미입니다. 1건의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29건의 작은 사고가 있고, 그에 앞서 300건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생각납니다. ‘LH 집단투기 사건’은 ‘민주 법치사회 붕괴’라는 대형사고를 내장한 29건의 작은 사고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라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본만 하면 됩니다, 기본만. 각자의 자리에서 법이랑 직업윤리만 잘 지키면 됩니다. 공공 부문은 사익 챙기지 않고 국민이익을 챙기면 됩니다. 너무 간단한 원칙만 지켜도 국가는 잘 굴러갑니다. 반대로 이러한 기본이 무너질 때 국가도 무너집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저와 국민의당은 이 사건을 무거운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정부는 과거 모든 신도시 개발과정에 대해 국토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비리는 없는지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해야 합니다. 범죄가 드러나면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토지몰수, 범죄수익 환수도 해야 합니다. 공공 부문의 비리와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공공개혁 조치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이정권들어서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공공 부문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혁을 촉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기자회견을 열고 LH직원 10여명이 지난달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내 토지 2만3000여㎡(약 7000평)를 신도시 지정 전에 사들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민변은 제보를 받고 해당 지역의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모두 10필지를 100억원 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LH 직원 10여명은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서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업무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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