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기호 2번 안철수’ 논란… 범야권 단일화는 ‘쩐의 전쟁?’

때아닌 ‘기호 2번 안철수’ 논란… 범야권 단일화는 ‘쩐의 전쟁?’

범야권 단일화 최종 매치 ‘안철수 vs 오세훈’으로 확정
룰 협상 난항 예상… 핵심은 ‘선거 비용’ 
조직 동원 등도 문제

기사승인 2021-03-05 05:00:30
범야권 단일화 협상을 앞둔 안철수(좌측) 후보와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우측) 후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군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범야권은 최종 경선에 나설 후보를 거의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단계만 남겨둔 상태다. 다만 출마 기호는 여전히 논란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오세훈 전 시장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41.64%를 획득한 그는 여성가산점을 포함했음에도 36.31%에 그친 나경원 전 의원을 여유 있게 꺾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범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 결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룰 협상을 거쳐 범야권 보궐선거에 나설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그러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큰 논란은 ‘출마 기호’다. 국민의힘은 줄곧 ‘기호 2번 안철수’를 주장해왔다. 안 후보가 범야권 단일화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을 가정한 시나리오다. 

핵심은 단연 ‘돈’이다.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대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탓이다. ‘기호 4번 단일화’ 방식은 곳간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국민의힘이 재정적 지원사격을 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올해 1분기에만 경상보조금으로 약 46억원을 받았다. 반면 국민의당은 올해 1분기에 약 3억4000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의석수의 차이 때문이다. 

선거를 치르기 위한 국민의힘의 실탄이 부족하다는 의문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안 후보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상돈 전 의원은 지난 1월 28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안 대표가 과거에 큰 선거에서 몇 패하지 않았느냐. 그걸 다 정당 보조금으로 했다”며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물론 선거보조금은 득표율에 따라 지급하기에 15% 이상만 넘기면 비용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규모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자금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일각에서 국민의힘이 안 후보에게 ‘당비’를 대여한 뒤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안 후보를 측면지원 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한 이유다. 

‘조직 동원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 역시 ‘기호 2번 안철수’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선호도가 국민의힘보다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궐선거에서는 ‘적극적인 지지층’이 중요한 점을 고려할 때 정당 지지율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결국 ‘기호 4번 단일화’는 범야권은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일대일 매치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28일 MBN 시사스페셜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고 했을 때 4번을 달고 끝까지 선거에 간다면 2번을 지지하는 분들이 얼마나 자연발생적으로 선거운동을 돕고 투표장에 가서 열심히 찍겠는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만 안 후보는 ‘기호 4번’이 최적의 단일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3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기호가 몇 번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하는 분은 만나보지 못했다. 기호 3번 정의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다. 기호가 몇 번이든 야권 단일후보는 두 번째 후보”라고 강조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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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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