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넷마블이 쏘아 올린 연봉, 게임업계 선순환 만들까

넥슨과 넷마블이 쏘아 올린 연봉, 게임업계 선순환 만들까

기사승인 2021-03-10 06:00:02
게임 업계 연봉 인상의 포문을 연 넥슨과 넷마블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넥슨과 넷마블의 연봉 인상 발표가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개발사를 중심으로 연봉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1일 신입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책정하고, 재직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했다. 같은 달 10일엔 넷마블이 연봉 인상안을 발표했다.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하고 신입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3N(넥슨‧넷마블‧NC)의 두 축이 포문을 열자 후발주자도 속속 나타났다. 컴투스와 게임빌, 스마일게이트가 연봉 800만원 인상과 초봉 상향을 약속했다. 지난달 말에는 크래프톤이 개발자 초봉 6000만원, 재직 개발자 연봉 일괄 2000만원 인상을 약속하며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주요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한 데는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 개선 이외에도 ‘우수 인재 확보’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장외에서의 ‘인력 확보 경쟁’은 불가피하다. 국내 게임업계 평균 근속연수는 4년 안팎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넥슨(5.2년)과 넷마블(4.4년)의 평균 근속연수는 업계 전반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이다.

넥슨 강민혁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원 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맨파워 강화’가 필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 임직원이 회사 성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보상과 우수 인재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에 가까운 연봉 인상 열풍에 중소 게임사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조이시티를 비롯한 중소 게임사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9일에는 중견 게임사 웹젠이 평균 2000만 원의 인상안을 책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꾸준히 존재해 왔다. 한 때는 ‘불 꺼지지 않는 등대’라고 불릴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며 “대형 게임사들이 앞장서면서 중소 게임사들이 뒤따라 처우 개선을 약속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좋은 환경이 마련되면 그만큼 질 높은 게임들도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과도한 경쟁이 ‘인재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필사적인 ‘인재 지키기’로 기업 재무구조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3일 임직원 연봉을 12000만원씩 일괄 인상한다고 밝힌 베스파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82억원, 영업손실 318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34%, 영업손실은 269%로 확대됐다. 올해 넥사이팅, 슈퍼콜로니, 하이브 등 다양한 장르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위험부담이 상당한 행보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게임업계 종사자 처우 개선 측면에서 연봉인상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한가지 걸리는 것은 연봉인상이 되려면 실적호재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작이 출시된다 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며 “타사의 연봉 인상에 압박을 느낀 '울며 겨자먹기'식 인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스파 측은 연봉 인상 배경에 대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게임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면서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의 일환”이라며 “인재가 곧 미래인 게임업계다. 미래가치를 위한 투자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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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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