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능력치 ‘보보보’, 정말 꿈이었나… 위기에 빠진 넥슨 

꿈의 능력치 ‘보보보’, 정말 꿈이었나… 위기에 빠진 넥슨 

기사승인 2021-03-11 06:00:08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추가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넥슨의 PC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또 한 번의 악재를 맞았다.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달성할 수 있는 일부 등급이 원천봉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이용자가 반발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일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 대한 확률 정보를 올렸다. 이 가운데 특정 장비에 동일한 능력치를 최대 두 개까지만 부여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는 내용이 논란이 됐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용자는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하려면 큐브를 사용해야한다. 큐브에선 잠재 옵션 15가지 중 하나가 일정 확률로 나오는데, 이 중 ‘보스 몬스터 공격 대미지’와 ‘몬스터 방어율 무시’로만 잠재 능력 세 칸을 채운 일명 ‘보보보’와 ‘방방방’은 이용자 사이에서 ‘꿈의 능력치’로 불렸다. 하지만 넥슨이 이번에 공개한 확률 정보에 의하면 ‘보보보’와 ‘방방방’이 뜰 확률은 0%다.

꿈의 능력치를 얻고자 유료 아이템 결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이용자들은 ‘속았다’며 분노하고 있다. 넥슨 측이 “일부 능력치가 동시에 여러 개 등장하지 않도록 로직을 설정한 이유는 2011년 8월 레전드리 잠재능력이 처음 추가될 당시의 보스 사냥이나 아이템 획득의 밸런스 기준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은 10년간 이에 대한 공지가 없었던 점이 문제라며 넥슨이 유저를 기망했다고 지적했다. 큐브는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부 유저들이 암묵적으로 확률이 제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건 면죄부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넥슨은 앞서서도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아이템과 관련해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는 공지를 냈다가 역풍을 맞았다.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무작위’로 확률을 부여하지 않고 좋은 성능의 옵션은 낮은 확률로, 아쉬운 옵션은 높은 확률로 부여하는 ‘확률 조작’을 자행해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유저들의 불신이 깊은 상황에 이번 사태까지 겹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넥슨이다.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 김찬홍 기자

 

넥슨 게임을 15년간 즐긴 한 이용자는 “실망스럽다. 그동안 애정을 가져온 게임사여서 이번 행보는 더 속이 상한다”며 “확률 이슈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유저에겐 기만행위로 느껴질 수 있다. 넥슨 측에서 빠르게 유저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불만사항에 대한 개선책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면 한다. 이번에 확실히 깔끔하게 털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넥슨을 비롯한 게임 업계의 위기감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이 지난 24일 국회에 상정된 이후, 정치권에선 보다 적극적인 규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앞다퉈 나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여기엔 아이템의 확률 공개와 더불어 확률형 아이템 상품인 ‘컴플리트가챠’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확률 조작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주요 게임사의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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