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20대도 백신 맞고 못 걷는다는데…접종해도 되나요?"

"건강한 20대도 백신 맞고 못 걷는다는데…접종해도 되나요?"

"기저질환 없는데 이상 증세로 중환자실에" 규명 촉구
당국 "인과성 평가 중" ...누리꾼 접종 두려움 호소

기사승인 2021-03-11 06:32:13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척수염 증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글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백신 접종 전만 해도 건강했던 20대가 접종 후 걷지도 못하는 상태가 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졌음에도 정부와 병원 등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접종 전만해도 멀쩡했던 20대 남성이 접종 이후 척수염 증세를 보였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접종이 두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11일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및 보상이 정말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관련 글에 "기저질환자가 백신 접종 후 사망하면 기저질환 때문이라 하고, 기저질환 없는 사람이 맞으면 개인 선택이니 정부 책임이 없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의료계 종사자라도 이처럼 백신과의 연관성을 밝히기 쉽지 않은데 일반인 가족들이 어떻게 그걸 밝혀낼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 외에도 누리꾼들은 "개인 방역을 더 철저히하는 게 나을 듯" "무서워서 백신 못 맞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및 보상이 정말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듭니다' 글의 청원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20대 남성의 사촌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촌동생이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 후 이상 증세가 있어 입원 중"이라며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이상증세를 직접 겪어보니 과연 정부가 정말로 코로나 백신 부작용 사례에 대해서 인과관계를 인정해 줄 의향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적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원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청원인의 사촌동생 A씨는 4일 근무 중인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0여 차례 구토와 발열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다음날인 5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A씨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70~80%의 심한 근력 손상 등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 병원 측은 면역 계통 부작용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의학적으로 뇌나 척수 쪽에 병증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6일 담당 교수는 "척수에 병증이 있지만 예전부터 해당 병증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2차 소견을 내놨다. 코로나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원래 장애가 있던 환자로 취급하는 등 상반된 2차 소견을 내놨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평소 기저질환이 전혀 없고 백신 접종 한 달 전 건강검진 시 건강한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청원인은 "7일에는 고열과 잦은 구토를, 8일에는 걸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병원 측에서는 백신과는 관계없는 허리디스크 증상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소견을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문제에 대해 질병관리청 콜센터와 통화하니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선택사항으로 본인이 선택해 접종한 것이고 해당 문제에 대해 도움 줄 수 있는 게 전혀 없으니 병원과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20대 중반의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성이 백신 접종 이후에 기막힌 우연으로 척수염이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며 "그 어떤 이상 증상이라도 원래 있던 질병으로 취급하거나 기막힌 우연에 의한 질병으로 결론 내리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가족들은 그냥 수긍할 수밖에 없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에 대해 인과관계를 인정해줄 의향이 조금이라도 있는 건지, 안전성을 강조만 하지 말고 부작용 대한 인정과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11일 오전 5시58분 기준 1만3350명의 동의를 얻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당 사례는 이달 4일 예방접종 후 입원치료 중인 사례다. 

질병청은 "접종 초기인 5일에는 이상반응을 신고한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 관련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면서 "이후 (A씨의) 신경계 증상이 지속돼 9일 현장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며 접종과의 관련성에 대해 시·도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보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사례는 아직 보상 신청은 접수되지 않았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시 고위험군의 치명률과 중증도를 고려하면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은희 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4일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사례로 들면 기저질환이 가장 우선순위 접종 대상군으로 돼 있다"면서 "이는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는 이득이 접종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백신 누적 접종자는 44만6941명이다. 전날(9일) 하루 신규 접종자는 6만662명이다. 국내 인구(5182만5932명·올해 1월 주민등록 인구) 대비 접종률은 0.86%가 1차 예방접종을 마쳤다. 

국내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5786건으로, 국내 누적 접종자의 1.29% 수준이다. 

백신 접종 후 우려되는 이상반응은 횡단성 척수염, 아나필락시스, 안면신경마비, 전신홍반성 루푸스, 길랑바레 증후군 등 기존의 독감백신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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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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