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영재 기자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쌓은 것으로 알려진 전북 전주의 ‘동고산성’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전주시는 11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교육장에서 후백제전주성(동고산성)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학술대회를 가졌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44호인 동고산성은 전주시 교동과 대성동에 걸쳐진 산줄기를 따라 성벽이 형성된 포곡식 산성으로, 성벽과 문지(門址)의 축조 방식, 건물지의 구조와 형식, 출토 유물의 양상 등을 통해 후백제 견훤왕과 관련된 유적지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문화재 유관기관 및 학계 전문가들이 동고산성 발굴조사 결과를 살펴보고, 역사적 가치와 특성을 규명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사적 승격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서정석 공주대학교 교수는 “동고산성은 견훤의 옛 궁터로 전해온다는 기록이 있지만 확증할 만한 고고학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이며 “성벽 최하단 성돌이 일반 성돌보다 크고 돌출된 부분 등이 축성 시기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강원종 전주문화유산연구원 학예실장은 “최초의 발굴조사에서는 규모면에서 궁전이라는 견해도 주장됐지만, 성문 및 건물지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왕성이 아닌 후백제 도성의 피난성 역할을 하는 도성의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차례의 개축과정에서 성벽의 통과선을 달리하고, 견치석으로 다듬은 성돌을 면석으로 사용한 것, 주건물지 및 성벽에 접한 대형건물의 재건축 등이 역사적인 전환점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대사역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해경 전북대학교 교수는 “후백제의 왕도가 전주라는 내용을 보여주는 동고산성 유적의 정비계획을 우선적으로 수립하고 복원계획과 경관계획, 유지관리계획 등이 마련돼야 한다”며 “근린공원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역사적인 유적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재운 전주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종합토론에는 곽장근 군산대학교 교수와 최흥선 국립익산박물관 학예실장, 김석희 문화재청 사무관이 참여해 동고산성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동고산성의 역사적 가치 규명과 연구성과 공유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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