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박범계 “수사지휘권 취지 반영됐나 의문”

반격 나선 박범계 “수사지휘권 취지 반영됐나 의문”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 불기소 처분 관련 비판

기사승인 2021-03-22 16:28:01
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비판을 내놨다. 처분 결정 과정에 대한 합동감찰도 예고됐다.
 
박 장관은 22일 오후 “대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 관련) 의욕적으로 조사하던 검사를 교체하는 등 실체 진실 발견에 소극적이었다.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재검토, 판단하도록 지휘했던 것”이라며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쥐치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절차적 정의가 문제 됐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절차적 정의가 의심받게 돼 크게 유감”이라고 이야기했다. 

박 장관은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수사팀 검사가 사전 협의 없이 회의에 참석한 점 ▲조직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검사에 대한 편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임에도 재소자라는 이유로 믿을 수 없다는 선입견 ▲제 식구 감싸기 논란 등도 꼬집었다. 

검찰 직접 수사의 문제점 시정을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된다. 모해위증 사건 관련 합동감찰과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민 통제 방안 검토 등이다. 박 장관은 “이 사건 민원접수 시부터 대검의 무혐의 취지 결정 그리고 대검 부장 회의 내용의 언론 유출 등 절차적 정의가 훼손된 점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의 엄정한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박효상 기자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지난 2007년 3차례에 걸쳐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010년 기소됐다. 1심은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한 전 총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15년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 전 총리 여동생의 전세 자금에 정치자금으로 제공되었다던 수표가 사용된 사실 등이 유죄 근거가 됐다. 

지난해 5월, 한 전 총리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 한 전 대표와 동료 재소자 등에게 모해위증을 하도록 교사했다는 의혹이다. 모해위증은 법정에서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을 때 적용된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 재소자들에게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주장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3월 모해위증 사건 관련 증인 2명과 수사팀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박 장관은 지난 17일 “대검찰청 부장 회의를 열어 사건을 재심의하라”는 수사 지휘를 내렸다. 그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사안임에도 사건 처리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론의 적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21일 한 전 총리 재판에서 모해위증 의혹이 제기된 재소자 김모씨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고검장·대검 부장들은 지난 19일 회의 끝에 김씨를 불기소하기로 의결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 전국 고검장 6명 등은 11시간30분간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 이 중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다. 기소 의견은 2명, 2명은 기권했다. 

여야의 반응은 갈렸다. 여권에서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검찰 제 식구 감싸기의 결정판” “검찰 해체 수준의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박 장관의 ‘무리수’였다” “법무부 장관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마저 뒤집으려는 무리수로 사법질서 체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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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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