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분열’ 토트넘, 앞이 캄캄하네

‘내부 분열’ 토트넘, 앞이 캄캄하네

기사승인 2021-03-29 17:11:42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토트넘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지 2번째 시즌을 맞이한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사용해 선수 보강에 힘을 썼다. 짠돌이 이미지가 강했던 토트넘은 세르히오 레길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맷 도허티, 조 하트, 베일 등을 영입했다. 총 5970만파운드(약 895원)을 지출하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수비진이 크게 안정됐다. 선 수비 후 역습 축구가 더욱 효과를 봤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활약도 돋보였다. 잠깐이나마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으로 치닫으면서 토트넘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선수단 로테이션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100% 전력을 구사하지 못한 토트넘은 리그 6위까지 미끄러졌다.

유로파리그 16강에서 토트넘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디나모 자그레브와 원정 경기에서 0대 3으로 졌다. 1차전을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합산 스코어 2대 3으로 뒤지면서 유로파리그 8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팀의 핵심 선수들은 울분을 토했다. 토트넘의 주장인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수치스러운 경기다. 라커룸에 있는 팀원들 모두 이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 오늘 이 패배는 우리 모두 책임과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라며 “그동안 쌓였던 게 이제야 터졌다. 현재 토트넘 내부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여준 경기다. 기본기가 부족하다. 경기력이 나쁜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정신적으로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인 역시 “우리팀의 수준이 하락한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았던 것은 경기장에서 보인 태도”라면서 “패할 수 있고 상대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투쟁심과 열정이 없었다. 그것이 선수로서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창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내에서 분열이 일어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벤치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무리뉴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지난달에는 익명의 선수가 현지 매체를 통해 일부 선수들이 무리뉴 감독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제껏 쌓였던 앙금이 자그레브전 패배로 인해 모두 터졌는 분석이다. 충격적인 패배 후 열린 아스톤빌라 리그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뒀지만 아무도 웃질 못했다.

자그레브전 패배로 좌절하는 토트넘 선수단. 사진=AP 연합
계속된 위기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인 토트넘이다.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면서 주요 인물들의 이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현재 신축 구장 설립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주전 선수들을 이적 시장에 내놓아 적자를 메울 수 밖에 없다.

리그 6위인 토트넘(승점 48점)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51점)와 승점 3점차다. 아직 4위 가능성이 남아있다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로파리그 우승 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했지만, 자그레브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자그레브전 패배 후로 토트넘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더욱 점화되고 있다. 특히 토트넘의 주축인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최근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연장 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재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부자 구단 파리생제르망을 비롯해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등이 이들을 노리고 있다.

이전까지 이적설에 단호하게 못을 박았던 케인도 28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I조 알바니아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이적설에서 멀어지고 싶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경기장에서 나의 일에 집중하고 싶다”라며 “그런 후에 어디로 가게 될지 보자”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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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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