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 네이트판 등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30일 '이번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C씨는 "포털 사이트나 기타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다"며 "사고 당일부터 이날까지 올라오는 수많은 기사와 댓글을 볼 때마다 억측과 죽은 A씨를 욕보이는 댓글들이 많다. 또 그렇게 추측되게끔 말하는 기사들도 너무 많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피의자 B씨가 A씨와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일 뿐 절대 연인사이가 아니었다고 선 그었다.
그는 "올 1월쯤 (A씨가) 스토킹을 당했다고 했던 점, 다른 지인들의 증언을 들었을 때 B씨가 A씨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을 느끼고 부담감을 가진 A씨가 B씨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정중히 연락을 끊어내자 그 때부터 앙심을 품고 이일을 벌인 것 같다"고 했다.
C씨는 A씨와 다른 지인의 대화 내용이 담긴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예쁜언니'라고 지인 휴대폰에 저장된 A씨는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 와서 마지막으로 본 날에 내가 밥 샀는데 그거 얼마인지 보내 달라고. 그래서 받을 생각 없어서 씹었다. 나중엔 번호 바꿔서 마지막이라고 잘 생각해봐라 XX하길래 너무 귀찮아서 그냥 계좌 불러줬다"고 했다.
C씨는 세 모녀 살인 사건이 남녀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억울한 피해자들이 발생한 살인 사건 자체란 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왜 이 일이 남자 vs 여자 구도로 싸우는지, 기사와 댓글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만나면 이렇게 위험하게 죽을 수 있다'는 식으로 논점을 흐리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어느 집단에서나 정상적인 사람과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다. 사실만 따지자면 피의자 B씨로 인해 한 가족이 대한민국 안에서 존재 자체가 말소돼버린 너무나도 슬프고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C씨는 "A씨는 밝고 주변 사람에게 원한을 살 행동을 한 적도 없는 착한 동생이다"며 "A씨의 친척분들이 A씨가 외부에 노출되는 일 없이 조용히 장례를 마무리 짓고 싶다고 하셨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공론화와 이슈화 부탁한다고 하셔서 오늘이 돼서야 이렇게 글을 적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너무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기에 친척들과 지인 모두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괴로워하며 슬퍼하고 아파한다"면서 "B씨가 상태가 호전이 안 됐다고 해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쓰레기 XX의 실명을 거론하지 못하고 이렇게 적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 잘못된 정보와 오보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동생과 가족들이 욕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C씨는 B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해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공유했다. 해당 청원은 31일 오후 1시 15분 기준 19만2844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지난 25일 오후 9시 10분께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A씨는 자해 후 쓰러져 있었으나 의식이 있어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다. 그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경찰은 B 씨가 의식을 회복하는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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