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쿠키뉴스] 한윤식 기자 = 강원 화천군이 증가하는 상춘객들의 입산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산과 들에 산나물 등이 돋아나는 시기지만, 산불 위험이 최고조인데다 곳곳에서 여전히 ASF 양성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청명·한식일인 3~4일 주요 등산로에 인력을 배치해 입산을 통제했으며, 산란기를 맞은 야생 멧돼지 포획 트랩을 보강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지난 달 31일 화천읍 풍산리에서 발견된 암컷 멧돼지 1마리가 지난 1일 ASF 양성개체로 판명됐다.
지난해 부터 풍산리 뿐 아니라 화천읍 동촌리, 신읍리, 간동면 방천리, 도송리, 하남면 부촌리, 노동리, 마현리, 상서면 다목리, 산양리, 사내면 다목리, 명월리, 광덕리 등 5개 읍·면 곳곳에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화천지역에서 포획되거나, 사체로 발견된 야생 멧돼지는 모두 2,482마리에 달하며, 이중 407마리가 양성개체로 밝혀졌다.
발견 개체 수는 물론 양성으로 판명된 개체 수 역시 연천군(382마리), 파주시(98마리)보다 많은 전국 최대 규모다.
화천군은 폐사체 주변 조류나 다른 야생동물은 물론 수색조 등 사람과 차량에 의한 ASF 전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양성 개체 신고 포상금을 10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지난해 폐사체 주변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한 결과 까마귀 등이 멧돼지 폐사체 일부를 물고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화천군이 ASF에 민감한 이유는 지난해 10월 지역 양돈농가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돼 인근 수 천여 마리의 비육돈이 살처분됐던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당시 피해를 입었던 양돈농가들은 아직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도처에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는 만큼, 입산 자제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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