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에서 잇따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 사이에선 4차 대유행이 다가온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정 총리는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 확산 위기감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주가 4차 유행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언제 어디서라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경각심을 갖고 '참여방역'을 몸소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78명이다. 주말 영향으로 검사 건수가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00.6명으로 집계돼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민들은 정부의 4차 유행 가능성 경고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너무 지겹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 댓글로 "맨날 분수령이라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남들(백신 선도국)은 접종하고 마스크 벗는 판에 우리는 또 '이번주가 분수령'이다. 지겹다"고 말했다.
"분기점이 무슨 1년 동안 지속되나" "365일이 고비였다" "매번 이번주가 고비, 분기점이다" "1년 내내 같은 말 하는 앵무새인가" 등 누리꾼들의 반응도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는 확산 기미가 보일 때마다 '이번주가 확산 분수령' '엄중한 상황' '중대 기로' 등을 발표해 왔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이 매번 반복되는 정부의 발표 패턴에 불만을 터져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접종 선도국인 이스라엘과 영국, 미국 등의 일상 복귀 준비 소식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은 정부로 향했다.
정부를 향한 비판뿐만 아니라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외부활동을 늘리는 일부 시민들을 향한 자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두가 답답한 상황이지만 4차 유행을 피해가기 위해선 시민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전날(5일) 하루에만 '○○방문자는 진단 검사를 받으라'는 재난 문자를 4~5개 받았다"며 "도대체 사람들이 (코로나 시국에) 어디를 이렇게 돌아다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지난 주말 저녁 서울 마포구 연남동을 찾은 김모씨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식당에 갔는데 긴 대기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명 식당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면서 "코로나 터지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봄 날씨 등의 영향으로 시민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종교시설과 직장, 어린이집, 음식점 등 전국 곳곳으로 일상 감염이 퍼지고 있다.
일례로 인천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어린이집과 코인노래방을 매개로 확산해 관련 누적 확진자가 현재 56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어린이집 확진자는 모두 33명이다. 지난 5일 숨진 어린이집 원장은 사망 뒤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확진된 보육교사 3명은 지난달 23일 해당 음식점에 방문했고, 방역당국은 31일 집단감염 안내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날 음식점을 다녀간 이들에게 검사를 안내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이들은 감기 증세로 보고 병원을 여러 차례 찾았을 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측은 "문자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재채기 소리만 들려도 놀라 거리를 두었고 하루 확진자가 100명만 넘어도 모두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모임을 취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지난겨울 닥쳐온 3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이제 300~400명대 확진자 수에도 둔감해지고, 방역수칙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정 총리의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현재 거리두기에 대한 조정 여부는 9일 발표된다. 현재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11일까지 종료될 예정이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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