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릴라’, ‘심삿갖’, ‘오반장’…유통업계는 캐릭터 전쟁 중

‘제이릴라’, ‘심삿갖’, ‘오반장’…유통업계는 캐릭터 전쟁 중

기사승인 2021-04-21 05:00:03
제이릴라 캐릭터의 모습 / 연합뉴스 (정용진 부회장 SNS)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가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는 캐릭터가 스티커나 완구류 등 제품을 강조하기 위한 부수 요소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메신저,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진 탓이다. 업계는 캐릭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며 ‘콘텐츠 커머스’로의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이마트가 가지고 있던 '제이릴라' 캐릭터 사업권을 양도받아 관련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제이릴라’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을 닮은 고릴라 모습의 캐릭터다. 정 부회장의 영문 이니셜인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의 줄임말인 '릴라'의 합성어를 사용했다.

신세계푸드에서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관련 사업은 향후 여러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특허청 특허정보 검색시스템에 따르면, 제이릴라 상표권은 주류와 음료, 조미료 등 식품뿐 아니라 의류, 문구, 장난감, 장식품 등에도 쓸 수 있도록 등록돼 있다. 

이외에도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면세점과 SSG닷컴에서 각각의 브랜드 캐릭터를 공개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월부터 ‘심삿갖’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심삿갖은 조선시대에서 타임슬립한 가상의 인물로, 이름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ㅅㅅㄱㅁㅅㅈ)을 활용했다. 면세점 측에 따르면, 조선시대 거상(巨商)인 심삿갖은 우연히 타임슬립을 하게 된 뒤 신세계면세점의 홍보담당자로 취직했다. 이후 신세계면세점의 공식 SNS 계정 운영을 맡고 있다. 즉 신세점면세점 SNS 계정을 이끌어갈 가상의 담당자라는 것이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도 지난달 17일 오반장(오늘 반짝 장보기) 코너를 개편하면서 같은 이름의 캐릭터를 신규 마스코트로 선보였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상징인 노란색 얼굴에 검은 제복을 입고 있는 큰 덩치의 개를 오반장으로 의인화했다. 

쓱닷컴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반장의 자기소개서를 올리면서 ‘캐릭터 세계관’을 알릴 방침이다. 유명 작가들과 함께 오반장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몰 롯데온도 자체 캐릭터 온프렌즈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자체 캐릭터인 강아지 '흰디'를 앞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다.

편의점들도 캐릭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CU는 자체 캐릭터인 '헤이루'를 동명의 자체브랜드(PB) 포장에 이용하고, 캐릭터를 이용한 영상 공모전을 열거나 틱톡과 제휴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몽골과 말레이시아의 현지 점포 디자인에도 활용했다.

사진=이마트24
세븐일레븐은 백곰과 펭귄, 삼각김밥 등으로 이뤄진 캐릭터 '브니패밀리'를 PB 상품 포장과 무인계산대, 무인 택배기, 챗봇 등 서비스 플랫폼에 적용 중이다. 이마트24는 자체 배달 캐릭터 '다람이'를 개발해 오는 26일부터 전국 배달 가능 점포에서 다람이 배달봉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유통업계의 캐릭터 사업이 카카오와 네이버처럼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캐릭터 사업은 기존 업체의 브랜드 파워보다도 캐릭터 자체의 매력으로 대결해야 하는 측면이 크고, 최대한 많은 소비자와 일상적으로 접촉해야 친숙해질 수 있는 탓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상품화해 홍보하면서 빠르게 인지도를 쌓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며 "유통업체들은 이모티콘 등의 활용도가 낮은 만큼 캐릭터 사업이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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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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