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온라인 커뮤니티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여성 징병 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대한 논쟁으로 뜨겁다. 전날 게재된 이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3861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현역 입영 자원이 부족하면 여성 대신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을 징집하라"면서 "충분히 현역병으로 복무가 가능하다는 걸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6.25 당시 학도병은 현재 남학생들보다 발육과 영양상태가 나빴음에도 충분히 병역의 의무를 수행했는데, 현재 남학생은 왜 못하냐"고 반문했다.
청원인은 "각종 가부장적 악습과 유리천장, 높은 여성 대상 범죄율, 출산강요, 저임금으로 인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은 이미 지옥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젠 군역의 의무마저 지우려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이 나라에서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죄냐. 저희는 더 당하지 않겠다"며 최근 여성 징집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한 일종의 항의 성격의 청원임을 밝혔다.
국제적으로 18세 미만 소년병 징집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징집 청원이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앞두고 있는 것과 비교해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지난 19일 공개된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란 제목의 청원글은 이날 오전 11시 6분 현재 18만4791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같은 청원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또 다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청원이 남초 커뮤니티에서 시작돼 여성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비난을 유도하기 위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음모론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일부 남초 커뮤니티는 '소년병 징집' 주장이 여초 커뮤니티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군대 문제로 젠더 갈등이 확대되면서 남초, 여초 커뮤니티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맞는 청원 링크를 공유하고 동참을 촉구하며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서 '여성 징병과 소년 징병 대결 구도를 만들자'라는 제목의 글이 캡처본으로 공유까지 되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남녀 대립을 떠나 이기적인 청원들" "여성 징집도 반대했지만 소년병 청원을 보니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여성이 약자라면서 미성년자인 소년들을 징집하라고 얘기하는 건 옳은가"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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