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어떤 매력이 있길래

쿠키런 킹덤, 어떤 매력이 있길래

기사승인 2021-04-26 06:00:16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지난 1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1일차 33만명 수준이던 쿠키런 킹덤의 일 사용자 수는 30일차에 99만명, 60일차엔 122만명으로 늘었다. 

매출에서도 상위권을 달린다. 앱 마켓 합산 매출이 200억2471만원으로 3위다. 애플 앱스토어와 원스토어에서 수차례 매출 1위를 달성한 쿠키런 킹덤은 구글플레이에선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이어 2위에 자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명 ‘리니지 형제’를 제외한 게임이 구글 매출 순위 2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흥행이 장기화되면서 개발사 데브시스터즈의 가치도 폭등했다. 출시일(1월 21일) 당시 1만7250원이었던 주가는 23일 기준 12만8600원까지 올랐다. 쿠키런 킹덤 출시 전까지 6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던 데브시스터즈에게 숨통을 열어줬다. 

쿠키런 킹덤의 딸기 크레페맛 쿠키

달콤한 쿠키런 세계관에 풍덩… ‘진짜 IP’ 통했다

게임업계에서 자체 IP(지식재산권) 보유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의 유입을 이끌고, 영업이익에서도 로열티 등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쿠키런 시리즈는 국내 게임업계의 몇 안 되는 자체 IP중 하나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09년 ‘오븐브레이크’의 성공 이후 쿠키런 IP를 앞세운 게임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쿠키런 문질문질’, ‘쿠키워즈’ 등의 후속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IP가 수명을 다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쿠키런 고유의 매력이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쿠키런 IP의 가장 큰 매력 요소는 개성 넘치는 귀여운 쿠키들이다. 

쿠키런 킹덤에는 머리가 부드러운 커스터드로 되어있는 ‘커스터드 3세맛 쿠키’부터 ‘라떼맛 쿠키’, ‘딸기크레페맛 쿠키’ 등 시각적인 달콤함을 주는 쿠키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몬스터마저도 초콜릿을 가득 뒤집어 쓴 케이크다. 두고두고 바라만 보고 싶은 쿠키들이 육성‧수집 욕구를 자극시켜, 자연스레 유저들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성우진의 찰떡 연기에 이용자의 반응이 뜨겁다. 유튜브 '망고주현' 채널

시리즈 최초로 생긴 쿠키들의 ‘목소리’도 전작과는 다른 매력을 더했다. 양정화, 김영선, 김선혜, 정재헌 등 국내 정상급 성우진의 목소리가 녹아들면서, 그간 평면적이고 정적이었던 쿠키들에게 입체감과 생동감이 더해졌다. 이자명 성우가 녹음한 ‘커스터드 3세맛 쿠키’ 등 일부 쿠키들은 인기가 매우 높아서, 목소리 클립을 편집한 영상들이 유튜브에 따로 올라올 정도다. 

흥미로운 스토리가 바탕이 된 완성도 높은 세계관도 쿠키런 IP가 가진 매력 중 하나다. 

쿠키의 귀여운 외모에 끌려 게임에 ‘입덕’했다가 ‘쿠키 왕국’에 몰입해 그대로 눌러앉은 유저도 적지 않다. 쿠키런 킹덤은 캐릭터의 외면에만 집중하지 않고, 저마다 스토리와 사연을 담는 데 집중했다. 단순한 이벤트 하나하나에도 스토리를 추가하며 쿠키런만의 흥미로운 서사를 이어갔다. 이밖에도 ‘인간적’을 ‘쿠키적’으로 표현하는 등 디테일에도 공을 기울여 이용자의 만족감을 높였다.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게임 개발 초기부터 출시까지의 아이디어 스케치, 원화, 콘셉트 아트 등이 담긴 쿠키런 아트북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만4000부를 넘었다. 당초 이벤트 한정 패키지로 판매됐으나 지속적인 재판매 요청에 부수를 추가했다. 쿠키런 브랜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자체 IP로 성공했다고 알려진 게임들 대부분은 IP보다는 게임성과 재미가 흥행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사실은 더 많다”며 “쿠키런 킹덤은 반대다. 게임성은 크게 특별한 게 없지만 ‘진짜 IP’의 힘으로 성공했다. 이는 참 드문 경우”라고 평가했다.

쿠키런 킹덤의 메인 콘텐츠 '나만의 왕국 꾸미기'

‘나만의 왕국 꾸미기’로 여심(女心) 잡았다

전작 ‘쿠키워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쿠키런 킹덤의 흥행은 IP의 힘으로만 이뤄낸 성과는 아니다. IP가 가진 매력에 더해, 육성‧수집에 집중된 RPG 장르와 경영‧꾸미기 등이 중심이 되는 SNG 장르의 재미를 복합적으로 가져가 다양한 이용자층을 안은 것이 효과를 봤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성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흥행 비결이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쿠키런 킹덤의 여성 이용자수는 전체의 57.4%로 남성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여성이 27.7%, 10대 여성이 10.9%였다. 

SNG 장르의 게임성이 접목된 나만의 왕국을 꾸미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 쿠키런 킹덤은 메인 화면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후 취향과 개성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쿠키런 특유의 분위기가 녹아있는 건물 디자인, 다양한 종류의 꾸미기 테마가 눈길을 끈다.

쿠키런 킹덤을 즐기는 여성 이용자 황 모(30)씨는 “평소에도 ‘동물의 숲’ 같이 농장을 꾸미는 게임을 좋아하는데, 쿠키런 킹덤은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예쁜 왕국을 꾸밀 수 있어서 좋다”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쿠키런 킹덤은 지난 3월 가장 많은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여성 이용자 비율은 57.4%에 달한다. 아이지에이웍스

무과금이어도 괜찮아

데브시스터즈는 그간 만원을 쓰는 5명보다 1000원을 쓰는 500명을 만드는 수익모델(BM)을 고수해왔다.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게임의 건강한 지속성에 초점을 맞췄다. 소수의 VIP 고객들을 겨냥하는 BM 전략을 가진 대형 게임사와는 대조적이다. 

쿠키런 킹덤 역시 과하지 않은 BM 모델을 취해 이용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물론 재화를 투자하지 않으면 스테이지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지만, 시간과 인내심만 있다면 이벤트 등으로 지급되는 크리스탈을 사용해 큰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남성 이용자 이 모(31)씨는 “나는 패스권 정도만 사는 편이다. 쿠키가 계속 업데이트 되다 보니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 감은 있지만, 별다른 현질 없이도 게임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다”며 “출근할 때나 회사에서 잠깐씩 플레이하기 좋은 게임이라 부담 없이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키런 킹덤 속 전투 장면

잦은 버그, 콘텐츠 부족만 해결하면 롱런 가능성도

다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잦은 버그와 콘텐츠 부족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 

출시 후 3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게임 내 곳곳에서 버그가 발견되고 있다. 휴대전화 기종별 최적화도 좋지 않아 발열 등의 문제도 계속해서 보고된다. 스테이지 클리어, 물품 생산 등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콘텐츠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이 모씨는 “버그가 너무 많아서 게임을 할 때 불편하다. 이게 빠르게 고쳐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콘텐츠가 없어도 너무 없다. 좋은 스토리나 예쁜 꾸미기 콘텐츠도 한계가 있다. 새로운 쿠키 출시보다는 이제 콘텐츠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