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의 국선변호인은 지난 27일 온라인상에 '김태현이 변호인에게 전달해 주길 바라는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A4용지 2장에 달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변호인은 "수사 과정 중에는 사건 내용에 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기소 후 내용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범행 이후 피해자들 집에서 지내며 음식 등을 먹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이후 손목에 자해해 정신을 잃었고 사건 발생일 다음날 오후 깨어나 우유 등을 마신 사실은 있으나 음식물을 취식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또 김태현은 피해자 A씨와 연인관계였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면서 "친구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23일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목 모임을 한 뒤 김태현이 A씨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는 일부 보도에 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태현은 친목 모임을 갖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A씨와 연락처를 주고받아 개인 연락을 하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또 올해 1월 2일과 16일에 A씨와 단둘이 만나 음식을 먹고 술을 마셨고, 게임을 하며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가 지난 1월 23일 단체모임 전 두 차례에 걸쳐 만난 사실은 검찰 측의 보도자료와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이 A씨의 주소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 A씨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택배상자 사진을 보고 주소를 알게 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태현은 A씨가 '좋아하는 물건이 배송될 예정'이라며 배송 예정 문자를 캡처해서 개인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통해 A씨의 집 주소를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김태현은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한다"면서 "추가로 피고인의 요청이 있다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의 입장문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범죄 서사를 왜 알아야 하나"면서 "주인공병에 걸린 범죄자가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놓고 마치 유명인이라도 된 양 행동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드라마 주인공쯤 되는 줄 착각하는 것 아니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하는데 황당하다" "사람을 셋이나 죽여놓고 자기 입장만 챙기고 있다" 등의 의견을 냈다.
특히 누리꾼들은 김태현이 범행 현장에서 '음식물'을 먹지 않았으며 '우유'만 마셨다고 반박하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우유는 먹는 게 아니냐" "음식을 먹고 안 먹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시신을 옆에 두고 뭔가를 먹었다는 건 사실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서울북부지검은 전날 김태현에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씨를 스토킹을 하다가 집까지 찾아가 피해자와 여동생,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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