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1위? 거짓말이 아니라고요

삼성 라이온즈가 1위? 거짓말이 아니라고요

기사승인 2021-04-29 16:13:51
사진=KBO 공식홈페이지 캡쳐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눈을 씻고 다시 봐도 진짜다. 프로야구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삼성 라이온즈가 자리했다.

삼성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NC 다이노스를 4대 3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공동 2위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와는 반 경기차다.

정규시즌 10경기 이상을 치른 상황에서 삼성이 단독 선두에 오른 건 2015년 정규시즌 마지막 날이었던 10월6일 이후 2031일 만이다.

최근 몇 년간 약체로 전락한 삼성이 명가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가였다. 특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모기업의 막강한 후원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했지만, 2016년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 기획으로 바뀐 뒤 팀 기조가 내부 육성으로 바뀌며 핵심 선수들이 이탈했다. 팀 순위도 속절없이 추락했다. 2016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의 순위는 9-9-6-8-8로 '비밀번호'가 찍혔다.

올 시즌 역시 삼성 팬들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FA(자유 계약)로 합류한 오재일을 비롯해 김동엽, 최채흥, 이성규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개막 후 곧바로 4연패에 빠지자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5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고,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거두고 4연승을 질주하는 등 단기간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삼성이 시즌 초반 반등에 성공한 이유는 완벽한 투타 밸런스에서 찾을 수 있다. 28일 기준 삼성의 팀 평균 자책점은 1위(3.56)이며, 팀 타율은 3위(0.282)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782로 1위다.

삼성의 선발진은 리그 최상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3차례나 달성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다.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각 5회)보다 두 배 넘게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가 견고한 원투 펀치로 자리매김했다. 뷰캐넌은 개막전에서 5.2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지난 15일 한화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현재 4승 1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중이다. 라이블리는 아직까지 승리를 올리진 못했지만 3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이닝 이터(긴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국내 선발진들의 활약상도 인상적이다. 차세대 에이스 원태인은 4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지탱 중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 승리(6승) 절반을 챙겼다. 백정현도 2승2패 평균자책점 2.57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의 선발이 더 무서운 점은 아직 최채흥이 선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삼성 토종 선발 자원 중 최다승을 기록한 최채흥은 현재 2군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29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85구를 던지며 5.1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 사진=연합뉴스
타선도 막강하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의 손끝이 뜨겁다. 피렐라는 2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41 8홈런 18타점을 올렸다. 홈런 2위, OPS 4위(1.062)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다.

삼성과 계약 마지막 시즌인 강민호는 ‘FA 로이드’를 발휘하고 있다. 타율 0.400 3홈런 1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2위, 타점 11위다. 팀의 핵심 타자인 구자욱도 타율 0.363을 기록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게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던 오재일이 복귀하면서 타선에 짜임새가 더욱 생겼다.

팀이 상승곡선을 그리자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가득찬 모습이다. 구자욱은 “시즌 초반이지만 오랜만에 팀이 1위를 하게 돼 기쁘다.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며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고, 이기고 있으면 지킬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다”고 말했다.

김상수 역시 “지금 우리 팀 짜임새가 정말 좋다. 발 빠른 선수도 많고, 오재일 선배, 호세 피렐라, 구자욱처럼 멀리 칠 수 있는 타자도 있다. 투수진 구성도 좋다”라며 “섣부르긴 하지만, 가을 야구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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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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