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엄습한 ‘코로나우울’ 조기 발견·극복하려면

청년층 엄습한 ‘코로나우울’ 조기 발견·극복하려면

기사승인 2021-05-19 03:00:05
사진=픽사베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과 함께 확산한 우울감이 청년층을 위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 30.5%로, 60대(14.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대면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층이라는 특성이 실마리로 지목된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활동이 비대면 위주로 전환되면서 일, 공부, 휴식의 경계가 무너졌다. 대면 환경에서의 긍정적 정서 교류 기회도 얻기 어려워졌다. 해외 입출국에 제약이 생기자 어학연수, 유학, 해외파견 등 개인의 학업과 커리어 계획이 틀어졌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면서 취업난, 진로 문제, 빈곤 문제도 심화했다.
 
대중 매체도 청년층의 코로나우울을 심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층은 인터넷과 SNS의 주요 향유층이다. 미디어의 발달은 현대 사회에서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존감 저하를 경험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외출과 대면 활동이 줄어들고, 인터넷과 SNS등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우울감이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우울한 기분만으로는 우울증을 진단할 수 없다.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우울감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다음의 9개 증상 중 2개 이상이 2주가 넘도록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든다.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활동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 살이 빠지거나 (혹은 반대로 살이 찌거나), 지속적 식욕 감소(또는 증가)가 있다.
▲불면증이 있거나 너무 많이 잔다.
▲초조하거나 불안하다.
▲몸이 피로하고 활력이 없다.
▲무가치감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오 교수에 따르면 우울 증상은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를 동반한다.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되고, 불면과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생활 습관이 흐트러진다. 활동 저하와 불규칙적 생활 습관이 우울 증상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오 교수는 이 같은 우울증 환자에게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지적과 비판 대신, 환자를 설득해 빠르게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의 처음부터 병원 진료를 강권하면 환자는 상대방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환자에게 최근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는지 물어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무조건 괜찮아질 것이라고 위로하는 발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힘들겠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등의 대답으로 환자의 감정에 공감을 표하면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우울감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 교수는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우울 증상이 심한 환자는 병원에 오는 날을 제외하면 일주일 내내 매일 100보도 걷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환자들이 활동량을 높이면 우울감이 빠르게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기분 전환에 더욱 효과적이다. 
 
친구, 가족, 지인들과 자주 연락하고 소식을 주고받는 것도 권장된다. 비록 비대면 소통일지라도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면 긍정적인 기분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 감상,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기분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식욕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의 음식을 먹어야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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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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