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대구에서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느슨해진 방역 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에 유흥주점, 단란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영업이 금지됐던 부산⋅울산 등지에서 ‘원정 모임’ 장소로 대구를 선택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유흥주점과 관련해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통계에는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오전 10시 기준 2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유흥주점과 관련한 누적 확진자는 47명이 됐다.
확진자 47명 중 25명은 외국인 종업원이고 5명은 내국인 종업원, 17명은 유흥업소를 방문한 손님들이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 확진자와 울산 확진자가 대구 북구 산격동 한 호텔 지하 유흥주점과 남구 이천동 주점 등을 방문한 뒤 동남아시아 국적 여종업원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구미·울산 확진자 일행이 최근 한달간 다수의 유흥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울산을 중심으로 확산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에 유입된 것이 아닌지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8~10일에는 부산에서 대구로 클럽 원정을 온 일행과 이들과 같은 클럽을 이용한 지역민 중 일부가 확진됐다. 당시 부산 일행은 클럽 이외에도 다중이용시설 여러 곳을 다녔다.
주부 박모(36)씨는 “부산 클럽 문 닫았다고 대구로 원정 오는거 자체가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코로나 이후 목욕탕도 안가고 술집도 안 가면서 조심했는데⋯제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3)씨는 “어제 오늘 코로나 문자 오는 거 보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면서 “아직도 하루에 500~60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면서까지 유흥시설을 이용하는 게 너무 안일한 거 같다”고 지적했다.
유흥시설과 관련된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구시는 22일 0시부터 30일 자정까지 지역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에 집합 금지와 종사자 진단검사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흥시설의 외국인 종사자 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긴급히 집합금지 조치를 결정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와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접종 확대로 집단면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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