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셀링 송’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듀오/그룹’ ‘톱 소셜 아티스트’ 등 후보에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했다. 작년 여름 전 세계를 들썩거리게 한 ‘다이너마이트’의 인기가 트로피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상이 증명해줬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빌보드 차트 성적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지난해 8월 발매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정상에 올랐던 ‘다이너마이트’는 카디 비·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 위켄드의 ‘블라인딩 라이츠’ 등 쟁쟁한 히트곡을 모두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음악’(톱 셀링 송)으로 선정됐다. RM은 화상으로 “‘다이너마이트’로 신선한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는데, 이 상이 그런 목표를 달성했음을 증명해준 거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본식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3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전 시상에서 올해 처음 도전한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를 비롯해 ‘톱 듀오/그룹’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자로 결정됐다. 팬 투표 결과로 시상하는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선 5년 연속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제이홉은 “이런 믿기 힘든 타이틀을 주셔서 아미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감사하다”며 감격했다.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팝 그룹”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Mnet 시상식 생중계 방송에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팝 그룹 역사가 있다. 지금 그 자리를 방탄소년단이 물려받았다”라고 평했다. 방탄소년단을 더는 ‘K팝 스타’로만 묶어둘 수 없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이 이날 시상식에서 처음 공개한 신곡 ‘버터’(Butter) 공연은 이들의 인기를 피부로 느끼게 만들었다. 배우 파드마 라크쉬미가 “계속해서 기록을 만드는 팀”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하자, 관객들이 내지른 환호성이 마스크를 뚫고 하늘을 찔렀다. 공연은 서울에서 녹화돼 화상으로 송출됐지만, 마치 방탄소년단이 현지 시상식 무대에 직접 오른 듯한 느낌을 줬다. 대기실에서 시작해 레드카펫, 무대 세트로 이어지는 퍼포먼스 구성이 실제 시상식 흐름을 압축해 보여줘서다. 지난 21일 발매된 ‘버터’는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하루 동안 2090만회 재생되며 ‘최다 글로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21시간 만에 1억 조회수를 달성했다. 김 평론가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이 들려주는 희망찬가”라며 “산업 구조를 보면 미국 음악 시장이 방탄소년단을 원하고 있다. 과거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일”이라고 짚었다.
“변화를 목격하는 것”
방탄소년단에 이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는 두 번째 한국 가수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온라인 영향력이 반영되는 ‘톱 소셜 아티스트’ 후보에는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K팝 그룹 블랙핑크와 세븐틴이 올라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룹 있지, 이달의 소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도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현지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 평론가는 중계방송에서 “한국 가수가 미국 시장에서 활약하는, 변화 흐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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