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신장질환·녹내장… 불치병 도전한 국내 기업들

치매·신장질환·녹내장… 불치병 도전한 국내 기업들

기사승인 2021-06-01 06:00:03
사진=픽사베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불치병 정복에 도전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의약품만 존재하는 질병의 원인과 이를 치료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치매, 만성신장질환, 녹내장 등의 만성질환은 원인 치료제가 없어 혁신신약이 절실한 분야로 남아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기전·치료제 연구 시동

퇴행성뇌질환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뉴로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퇴화 및 인지 장애를 근원적으로 개선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세레마비’(코드명 KDS2010)를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0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로 추정되는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약 79만명이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가 60%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다. 현재 상용화된 치매 치료제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퇴화 및 인지 장애를 근원적으로 개선하는 의약품은 없다. 

뉴로바이오젠은 키스트와 공동연구팀을 구성, 치매 원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성상교세포가 ‘가바’(GABA)를 생성·분비해 기억력 및 인지장애를 발생시킨다는 원인 기전에 집중했다. 세레마비는 가바 과생성에 중요한 효소 ‘마오비’(MAO-B)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가바 생성을 조절하는 원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뉴로바이오젠은 EU, 러시아, 호주, 일본 등 14개국에 세레마비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으며, 전임상시험을 마쳤다. 올해 하반기에 임상1상 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고, 내년 중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증요법 넘어설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나올까

대사질환 및 염증·섬유증 관련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노브메타파마는 만성신장질환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혁신 신약후보물질 ‘NovRD’를 개발 중이다. 

만성신장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에 수반하는 질환으로, 한 번 발생하면 증상 진행을 멈추거나 회복할 수 없다. 직접적인 치료제가 없기때문에 고혈압 치료제와 이뇨제 등을 활용해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수준의 대증요법이 이뤄진다. 

NovRD는 만성신장질환의 3대 주요 증상인 세포사멸, 염증, 섬유증 발생 억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염증을 억제하고 체내 해독 시스템을 관장하는 물질인 ‘Nrf2’ 활성화를 핵심기전으로 하며, 동물실험을 완료해 신장 염증 억제, 섬유화 억제, 세포 보호 기능을 입증한 상태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 2019년 국내에서 NovRD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으며, 올해 임상1/2a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미국에서 지난 1월 만성신장질환 관련 치료, 예방, 개선 기술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시신경 직접 보호하는 녹내장 치료제 '성큼'

표적항암제와 녹내장 치료제를 개발하는 피노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녹내장 치료제 ‘NTX-100’에 대한 임상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꼽힌다.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완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의약품이 없다. 때문에 꾸준한 질환 관리로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의 치료로 간주되고 있다.

NTX-101은 점안 방식으로 사용하는 안약 형태의 녹내장 치료제다. 약물이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 ‘코티졸’ 농도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 직접적으로 시신경을 보호하는 기전이다. 기존 녹내장 증상 관리에 활용되는 의약품은 안압을 낮춰주는 방식으로 눈의 스트레스를 풀어, 시신경을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원리였다.

대규모 미충족 수요 공략, 잠재적 가치 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존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원천적인 치료제가 없는 분야는 특허나 전임상 등 개발 초기 단계라고 해도 잠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다만, 기술에 대한 혁신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기존 패러다임과 다른, 획기적인 접근을 선보여야 기술 선점의 측면에서 개발 및 투자가치가 충분히 인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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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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