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뒷짐 지고 모르쇠… 일본은 “독도는 우리 땅” 큰소리

IOC 뒷짐 지고 모르쇠… 일본은 “독도는 우리 땅” 큰소리

기사승인 2021-06-01 18:02:02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지도에 표시된 독도.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독도 논쟁을 바라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태도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 논란이다. IOC를 등에 업은 일본은 전범기 응원을 공식화하는 등 노골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성화 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전국 지도에서 시마네현 위쪽에 점을 찍어 독도가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했다. 

올림픽 기간 내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을 중재할 책임이 있는 IOC는 뒷짐만 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최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IOC 전체 회원국 등에 해당 지도의 수정을 요청했으나, IOC는 도쿄올림픽조직위인 일본 측에 문의해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IOC의 이런 입장은 3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당시 일본이 한반도기에 그려진 독도를 문제 삼자, IOC는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며 중재에 나섰다. 고민 끝에 정부는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뺐다. 속에 담긴 메시지가 정치적이라면 선수들의 세리머니조차 규제하는 IOC가 유독 일본에게만은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OC가 방관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도를 수정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더라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 측의 주장은 전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하게 지리학적인 표현이고,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는 도쿄 조직위의 입장과 크게 상반된다.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연합뉴스

나아가 최근 도쿄올림픽조직위는 군국주의의 상징물인 욱일기를 정식 응원도구로 사용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욱일기를 펼쳐 드는 건 정치적 주장이나 차별 행위가 아니다”며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정당화했다. 일본 관중들로만 관객석이 채워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자칫 도쿄올림픽이 욱일기의 홍보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IOC는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비판이 거세다. 

일본의 뻔뻔한 태도에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독도 일본 땅 표기를 강행할 시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인은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올림픽을 이용해 독도에 대한 야욕을 국제적으로 드러내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5년 가까이 땀 흘리고 준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수고가 아쉽지만, 선수들에게는 그에 상응한 보상을 지원해주고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및 IOC가 독도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 해야한다”고 청원했다. 

정치권도 일제히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6일 “일본 정부는 일본 올림픽지도에 표기한 독도를 삭제하라”며 “일본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올림픽 불참’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27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정부는 올림픽 보이콧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체육계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논의되는 바는 없다”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들의 입장이 중요하다. 체육회(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헌장에 따라, 선수들을 데리고 올림픽에 참가할 ‘의무와 권리’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올림픽 불참이 선례가 없어서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당정협의든 국무회의든 논의를 해서, 정말 필요하다면 국민들이나 선수들이나 여론 수렴도 하는 등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1일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이례적으로 공개 초치해 독도 표시 문제를 항의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측의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관련 자료의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여사한 일 측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 엄중히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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