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부는 ‘기본대출’ 바람…금융권은 ‘우려 일색’

정치권에 부는 ‘기본대출’ 바람…금융권은 ‘우려 일색’

2030 청년 최대 1000만원·연 3% 이하 금리 제공
금융과 복지는 엄연히 다른 개념…“재원 부담은 어떻할 거냐”

기사승인 2021-06-04 06:10:08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이재명표 ‘기본대출’ 정책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기본대출 정책에 대부분 우려섞인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복지’가 아닌 ‘금융’으로서 기본대출은 결국 금융권에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민금융법 개정안(기본대출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만 19~34세 이하 청년층들에게 1회 한정 최대 1000만원까지 연이자 3% 이하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서민금융진흥원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신용보증을 하게 하는 동시에, 금융소외계층에 실시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이자의 차액을 보전하게 해 대출을 활성화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쿠키뉴스 DB

모두에게 대출받을 권리를…이재명 표 기본대출 ‘급물살’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대출’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이재명 지사는 올해 초 저신용 서민들의 고금리 이자 부담 경감과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창하며 ‘기본대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이 지사의 기본대출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기도는 기본대출 추진을 위해 지난달 26일 ‘경기도 청년 기본금융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는 청년의 소득이나 자산에 관계없이 시중 은행의 평균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기본대출’과 일정 금액을 저축할 경우 장려금 등을 지급하는 ‘기본저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이 지사는 지난 2일경기도·경기연구원 주관 ‘경기도 기본금융 토론회’를 개최하고 국회·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회는 18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으며 나원준 경북대 교수,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기본금융의 도입을 강조했다.

이날 이 지사는 기본대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국민이라면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금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가난하다는 이유 만으로 고금리 이자를 강요하는 것은 하후상박·억강부약 공동체 원리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금융권, 기본대출은 ‘금융’이 아냐…재정부담 ‘우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기본대출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민과 취약계층 지원이란 취지는 공감하지만 금융과 복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에게 필요한 자금이 공급되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모두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이라는 방식으로 금융권에 강제토록 하는 것은 사기업인 금융사들에게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며 “국가 재정으로 뒷받침한다고 하지만 기본대출 보증기관으로 제시된 서금원이나 지역보증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것은 결국 금융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도 기본대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금융하고 복지는 구분돼야 한다. 복지로 풀어야 할 논제를 금융으로 해결하려다 보면 금융시장의 후퇴하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시장경제의 원리를 망각하고 정책을 수립했을때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리가 높다고 해서 강제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저신용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민간금융시장은 망할 수밖에 없다”며 “조달비용 완화 등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 시장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민간 금융시장의 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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