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김연아 선수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12년이 걸렸어요. 대개 선수들은 인생 3분의 1을 올림픽에 바칩니다. 보이콧은 최후 수단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출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처럼 표기하면서다. 우리 정부는 ‘스포츠의 정치화’라며 삭제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선 보이콧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갑)은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이콧은 최후의 카드로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임 의원은 “정치적인 이유로 보이콧을 하면 올림픽이 지닌 정치적 중립, 평화,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게 된다”며 “올림픽을 위해 피땀 흘리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치권과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39년간 핸드볼 선수·코치로 활동한 임 의원은 애타는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크게 공감하고 있었다. 그는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임 의원은 “적게는 4년, 길게는 15~20년 간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한다. 올해 출전을 하지 못하면 선수들 인생은 망가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털어놨다.
임 의원은 외교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우리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견을 수용해 반도기에 독도를 삭제했다. ‘어떤 정치적 목적도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올림픽 정신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우리 정부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했다.
IOC 대응도 꼬집었다. 임 의원은 “일본 측을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IOC 내에 훌륭한 우리나라 이기흥·유승민 위원이 계신다. 두 분께서 다른 IOC 위원들에게 서신을 보내서 올림픽 기본정신이 무너지는 현재 사태를 알리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 의원은 당선 이후 국가대표에서 국민대표로, 핸드볼 전사에서 경기 광명갑 해결사로 바삐 뛰고 있다. 쉬지 않고 달리는 ‘행동파’ 임 의원은 1년 만에 1호 공약 ‘SK 슈가글라이더스 지역팀 유치’를 달성했다. SK 슈가글라이더스는 선수들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봉사, 출근길 마스크 나눠주기, 취약계층 성금 전달 등 지역 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명시 국립소방박물관 건립 확정도 가시적인 성과다. 광명시 광명동 산 127번지에 건립될 국립소방박물관은 5000여 점이 넘는 소방유물 전시·관람 공간, 안전체험시설 등 소방안전 역사 및 소방안전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총예산은 435억 원으로 추진되며 국비 405억 원이 투입됐다.
임 의원은 “지역 후보로 나설 땐 ‘운동하는 사람이 뭘 하겠나’라는 손가락질이 쏟아졌지만, 지금은 평가가 달라졌다”며 “‘역시 운동선수라 거짓말을 안 한다. 뽑아놨더니 잘해’라는 칭찬을 받는다. 현장 곳곳을 누비며 국민들에게 답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덧 1주기가 가까워진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기도 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6월 26일이었으니 딱 1년이 되어간다. 가장 많이 울었던 순간이자 해야 할 숙제를 깨닫게 된 사건”이라며 “스포츠계에 더 있어서는 안 되는 폭력, 인권유린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사건을 파헤쳤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최근에는 체육인공제회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체육 산업 활성화에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소속인 임 의원은 체육인공제회법 발의 등을 통해 우리나라 체육인들의 생활안정, 복리 증진, 문화개선 등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2019년 대한체육회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1만 명에 육박하는 은퇴선수 중 41.9%는 무직 상태”라며 “단기간의 활동 기간과 불안정한 신분 등으로 사회적 자립기반이 매우 미약한 체육인이 많다. 체육인들의 오랜 염원인 공제회 설립을 꼭 이뤄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임 의원은 앞으로의 의정활동에서 정치와 국민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치권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간에 서서 양쪽 말을 경청하고 해답을 주는 행동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필요할 땐 당을 위해서 쓴소리도 할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26차례가 나왔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당 정치인으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100번째 200번째 정책이 나오더라도 올바른 정책이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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