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방탄용”- “표적 좌천”...검찰 인사는 왜 시끄러울까 

“정권 방탄용”- “표적 좌천”...검찰 인사는 왜 시끄러울까 

기사승인 2021-06-07 16:02:03
대검찰청.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친정부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고 정권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검사들이 줄줄이 좌천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7일 오전 “전체적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가 이러저러하겠지만 공사가 분명히 구분된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사적인 것은 단 1그램(g)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난 4일 검찰 고위급 인사를 발표했다. 오는 11일자로 단행된다. 이번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이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두 사람은 친정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차관 관련 수사를 지휘·관할하는 수원지검장과 수원고검장에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임명됐다. 이들 또한 친정부 성향이라는 지적이다. 김 지검장은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사건을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지휘해온 검사들은 교체 또는 사실상 좌천됐다.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강남일 대전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함께 수사를 이끌어온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수사 지휘부가 교체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당시 목소리를 냈던 조남관 대검 차장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났다.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이동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종장을 겨냥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박효상 기자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권력의 탱크로 밀어붙인 난장판 인사”라고 질타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낸 검사들은 보란 듯이 영전을 시켰고, 그렇지 않은 검사는 역시 보란 듯이 한직으로 날렸다”며 “이명박 정부의 검찰 인사 행태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문재인 정부다. 오히려 더 강화됐다”고 꼬집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검찰개혁이라는 본질을 벗어나 특정 성향의 인사를 중용하느라 법치와 정의의 가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닌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비판은 이전 정부에서도 있었다. 검찰은 기소권을 갖는다. 검찰이 권력을 수사할 경우, 기소 여부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정부는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인사에 따라 정권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통령의 출신지, 지지 기반 등이 검찰 인사의 가늠자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전 대통령인 이명박씨는 지난 2008년 검찰 수뇌부 첫인사에서 대구·경북 출신을 대거 중용했다. 이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관련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대통령 박근혜씨도 검찰 인사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인 영남 출신을 기용했다. ‘국정원댓글 조작 의혹’ 수사 지휘부를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으로 사실상 좌천시켜 논란이 됐다. 당시 좌천됐던 대표적인 인사가 윤 전 총장이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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