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규제챌린지’를 명분으로 한 원격의료 추진 즉각 중단” 촉구

의협 “‘규제챌린지’를 명분으로 한 원격의료 추진 즉각 중단” 촉구

‘의료계와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기사승인 2021-06-11 20:52:48
사진=노상우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정부가 비대면 진료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대한의사협회가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경제인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 의약품 원격조제, 약 배달 서비스 등의 분야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규제챌린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15개 ‘규제 챌린지’는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조제 규제 개선 ▲약 배달 서비스 제한적 허용 ▲게임 셧다운제도 개선 ▲신기술 활용 의료기기 중복허가 개선 ▲화장품 제조에 대마 일정부위 사용 허용 등 이다.

의협은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하는 ‘규제챌린지’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부는 해당 과제들을 경제단체와 기업이 직접 발굴했다고 강조했는데, 국민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비대면 진료, 의약품 원격조제 및 약 배달 등이 포함된 원격의료에 대한 과제에 의협을 포함한 보건의약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한 것은 잘못된 절차”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인-환자 사이의 원격의료는 비대면 상황에서의 제한적인 소통과 근본적 한계로 인해 그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진 적이 없다”며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국민의 건강증진 및 보건향상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대면진료에 있다. 현 시점에선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는 없고 제한적 상황에서 보조 수단에 국한해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등 공익적 가치다. 원격의료는 ▲의학적‧기술적 안전성 및 유효성 미검증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 침해 가능성 ▲의료기관의 영리화 추구 ▲시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 모호 등 우려가 있다. 이러한 원격의료의 문제점이나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의료 활성화를 강행하려 함은 의사, 환자 간 분쟁 사례와 더불어 기존 1차 의료 공급체계의 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정부와 의료계 간 9.4 의정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의정 협의체를 통해 발전적 방안에 대해 논의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규제챌린지 발표는 9.4 의정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일방적이고 경제논리에 매몰된 규제챌린지 추진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9.4 의정합의의 당사자인 의협 등 의료계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통해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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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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