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외국인 강사 6명이 홍대 음식점에서 모임을 가진 뒤 관련 확진자만 200명이 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도 확인돼 수도권 방역에 비상이 걸렸지만, 거리의 젊은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지난 2일, 식당과 술집의 영업이 끝나는 10시 이후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경의선숲길(연트럴파크)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음주를 하기 위해 몰렸다. 편의점에는 맥주를 사기 위한 줄이 끊이지 않았고 보도블럭, 계단 등에 삼삼오오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
수도권에서의 사적모임은 4인 이하로 제한돼 있지만, 5인 이상도 아무렇지 않게 모여 있었다. 단속 요원이 지속적으로 돌아다니며 경의선 숲길에 앉아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길거리에 서서 맥주병을 들고 마시기도 했고, 인근 가게 앞, 땅바닥 등에서 자리를 잡고 음주를 즐겼다. 단속요원이 지나간 이후 다시 자리를 잡고 먹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밤늦게까지 편의점에서 맥주 등을 사온 젊은이들이 계속 거리로 나왔다. 단속요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자리를 조금 옮겼을 뿐 술자리는 지속됐다.
산책에 나온 한 시민은 “봉쇄에 가까운 조치가 펼쳐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계속 거리로 나와서 술을 먹을 것 같다. 막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10시 이후 여의도한강공원도 마찬가지였다. 돗자리에 5명 이상 자리잡고 술을 마시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편의점과 노점상에서는 음식과 맥주가 부리나케 팔려나갔고, 돗자리간 거리두기 간격도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이후 공원 등 야외에서 음주를 금지하기로 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각 지자체 조례로 이 부분을 금지해야 해서 행정 조치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의 마감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해 위반자에게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초 백신 접종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적용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서 배제했지만, 사흘 만에 철회한 셈이다.
한편,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일일 평균 국내 지역 확진자는 716명, 이 중 수도권 확진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이달 1일부터 방역 수칙이 완화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전국에 적용하고 수도권에 2단계를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확진자가 급증해 시행 시점을 일주일 유예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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