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 8명은 이날 저녁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국민면접 3탄 ‘정책 언팩쇼’ 행사를 가졌다.
대통령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콘셉트로 진행돼 온 이번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후보들 대부분 우리 사회의 문제로 양극화와 불공정을 꼽으며 경제 성장과 복지 확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를 보듬는 ‘억강부약’,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불평등·불공정에 의한 저성장에 따라 대내외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 성장’이라는 우리의 과제는 분명하다”라며 “대전환 위기에서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이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한 정부, 투자 국가가 필요하고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인재양성, 대규모 과학기술 투자, 획기적 규제 합리화 등을 통해 민간투자와 기업활동 공간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정세균 후보는 정책 보다는 당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계승”을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국가균형발전, 권력기관 개혁 등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거론하며 “불평등을 없애고, 공정을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예비경선에서 영향력이 큰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약으로는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를 언급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마이마이 복지’ ‘5대 도시 철도 지하화’ 등의 공약을 제시하며 “도덕성과 유능함으로 당을 하나로 통합해 반드시 정권재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이) 어떻게 만든 정권인가. 악랄했던 언론과 검찰, 수구세력의 공격 속 우리 마음 속 지도자 노무현을 잃고 만든 정권,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위한 뜨거운 촛불로 만든 정권”이라며 “지금 우리 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 해보자”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불안한 후보는 필패한다”며 이 지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추미애 후보는 출마 당시 내세웠던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구체화했다. 추 전 장관은 “불공정은 구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연간 약 400조나 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공정과세로 공공복지와 공공임대주택, 청년 일자리에 쓰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발상 전환의 정치”라며 소득·법인세 동시 감면, 모병제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일시적 효과 밖에 거둘 수 없다”고 비판하며 “약 150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해 ‘국민자산 5억원 성공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연간 약 400조원이 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공정 과세로 공공복지와 공공임대주택, 청년 일자리에 쓰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민심 이반의 중심에는 부동산 문제가 있다. 정부도 안 써본 정책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정책을 내놓을수록 집값은 올랐다. 집값 상승은 부동산 정책만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이라며 지방균형 발전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판을 완전히 새로 짜겠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교육, 인프라를 분산시키겠다”며 “전국의 5개 메가시티와 2개 특별자치도를 개편해 연방 수준의 '5극2특' 체제로 만들겠다. 이것이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며 과감한 자치분권과 급진적 균형발전이 민주당의 재집권 전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완전고용으로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지사는 기업이 직원 1명을 고용하면 정부나 지자체가 월급 일부를 지급하는 ‘취직 사회 책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 지사는 “빈부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분배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나 수당, 이자소득으로는 가정을 부양할 수 없다. 오로지 고용을 통해서만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고 고용을 통해서만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3대 위기의 소방수가 되겠다고 했다. 양 지사는 '경제 전체를 보면 잘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용을 가만히 들어다 보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양극화의 문제'라고 발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영상을 틀었다.
양 지사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동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주4일 근무시대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300만호 공급 ▲사병월급의 최저임금 수준 인상 ▲수도권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사정기관장의 공직선거 출마를 일정기간 제한하는 윤석열·최재형 방지법 등을 약속했다.
한편 이밖에 이날 행사에서는 국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민주야’라는 단어로 삼행시를 짓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8명의 후보가 각자 하나의 삼행시 문자를 선택해 행사 후반부 무대에 나와 읽고, 해당 문자를 보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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