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흡연자 노리는 후두암, 쉰 목소리 나면 의심

[진료실에서] 흡연자 노리는 후두암, 쉰 목소리 나면 의심

글·최익준 원자력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기사승인 2021-08-09 08:22:52
50대 이모 씨는 한 달 가까이 쉰 목소리가 지속됐다. 목 감기약을 복용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동료의 권유로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후두암 진단을 받았다. 평소 회사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해소해왔던 것이 화근이었다. 

후두암은 음주와 흡연을 오랫동안 해온 중장년층과 노년층 남성이 많이 걸린다. 3주 이상 쉰 목소리가 계속되면 후두암이 아닌지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후두암은 성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가 대표적 증상이다. 성대는 무척 민감한 부위로 암으로 성대가 단단해지고 거칠어지면 목소리가 변한다. 암세포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목구멍에 이물질이 걸려있는 느낌, 음식물 삼키기가 힘든 경우가 있으며, 진행되면 암세포가 후두를 막아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흡연은 후두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파이프 모양을 한 후두 내벽은 호흡 상피조직이 둘러싸고 있으며 담배의 발암 물질이 상피조직 세포를 자극해 암세포를 만든다. 후두암 발생 빈도는 흡연기간 및 흡연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울수록 후두암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음주도 흡연과 함께 후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흡연만 할 때 보다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간접흡연, 후두질환, 방사선, 공기오염, 석면, 유전적 요인 등도 후두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후두암 검사는 다른 암 검사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 목 안쪽으로 내시경을 넣어 후두를 살피는 후두 내시경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에서 후두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로 확진하고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후두암의 치료는 암의 병기 및 위치에 따라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 등을 단독으로 시행하거나 병행한다. 후두암 초기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성대 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이고 진행된 후두암은 후두 부분 절제술 혹은 후두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후두는 숨을 쉬고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기능의 보존 여부도 치료법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두 전절제술 이후에는 발성을 통한 의사소통은 어렵지만 식도발성법 및 전기후두(인공적으로 전기후두를 통해 진동을 만드는 발성법)를 이용한 음성재활로 의사소통을 돕는다. 

후두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이다. 금연하고 6년이 지나면 후두암 발병률이 크게 떨어지고, 15년이 지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비슷해진다고 한다.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늦게 발견하면 후두를 모두 제거해 목소리를 잃고, 완치율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므로 흡연자들은 정기적으로 후두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후두를 위한 5가지 건강 습관>

1. 금연을 하루빨리 실천한다. 
2. 과음을 피한다. 
3.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지 않는다. 
4. 채소, 과일, 통곡물로 비타민A·C·E 등을 적당량 섭취한다. 
5. 흡연자는 정기적으로 후두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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