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맛집’으로 거듭난 라이엇…룬테라 유니버스 어디까지 왔나

‘스토리 맛집’으로 거듭난 라이엇…룬테라 유니버스 어디까지 왔나

기사승인 2021-08-12 06:30:01
LoL의 신 캠페인 '빛의 감사자'.   사진=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LoL(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게임 프랜차이즈를 아우르는 거대한 세계관 구축에 나섰다. 

올해로 정식서비스 12주년을 맞이한 LoL 세계관에는 '룬테라'라는 행성이 등장한다. 룬테라라는 이름은 Rune(룬 문자)과 terra(땅)의 합성어로, 대강 마법의 땅이라는 의미다. 크게 발로란, 남대륙, 아이오니아의 세 대륙과 그림자 군도, 바다뱀 군도(푸른 불꽃 제도), 그리고 발로란 북쪽과 동쪽에 있는 땅으로 나눠져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세계관 구축과 확장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방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어내는 ‘단계별 스토리텔링’ 전략을 택했다. 출시 초창기에는 게임 속 등장하는 ‘룬테라 대륙’을 중심으로 각 챔피언의 개별 스토리를 다졌고, 어느 정도 개별 캐릭터의 서사가 완성된 후에 ‘LoL 유니버스’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유니버스 확장의 중심에는 지난 1월 출시된 154번째 챔피언 ‘비에고’가 있다. 지난달 진행된 ‘빛의 감시자’ 캠페인은 룬테라 대륙을 몰락시키는 비에고를 막기 위한 '빛의 감사단' 챔피언의 대립을 담고 있다. 빛의 감시자는 지난해 여름 진행된 '영혼의 꽃'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LoL 클라이언트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라이엇 게임즈는 LoL 공식 홈페이지에 ‘빛의 감시자: 변함없는 마음’ 코믹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연재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트레일러 및 스토리 총정리 영상을 공개했다. 챔피언 관련 이벤트와 스킨 등 새로운 인게임 경험을 전 프랜차이즈 게임에 걸쳐 제공하면서, 이용자의 친숙도를 높였다.

면죄 | 2021 빛의 감시자 시네마틱 - 리그 오브 레전드

LoL 외의 다른 라이엇 게임에서도 빛의 감시자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LoL 챔피언이 등장하는 카드게임 LoR에는 비에고와 ‘아크샨’의 미니 확장팩이 출시됐다. 대몰락과 빛의 감시자에 중점을 둔 추종자, 주문, 명소를 포함한 21개의 수집 가능한 신규 카드가 포함됐다.

라이엇 게임즈의 퍼블리싱 레이블인 ‘라이엇 포지’에서 제작중인 신작 턴제 RPG ‘몰락한 왕: 리그오브레전드 이야기’ 역시 비에고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일라오이’, ‘미스포츈’, ‘파이크’, ‘브라움’, ‘아리’, ‘야스오’다. 몰락한 왕은 빛의 감시자 직전 룬테라 대륙에 생긴 사건을 다루고 있다.

라이엇의 룬테라 유니버스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4월 라이엇은 채용 공고를 통해 실사영화와 실사 TV 시리즈 글로벌 총괄을 모집했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라이엇은 LoL를 비롯한 자사 IP(지식 재산권)를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팀은 라이엇의 다른 팀 및 영상 제작을 맡을 외부 제작사 및 감독 등과 협업하며 장편 영화와 TV 시리즈 등을 제작한다. 또한 ‘LoL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축’도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원작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이야기를 펼쳐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여러 시리즈를 이어가며 스토리를 발전시켜나가는 장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올 가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룬테라 유니버스 기반 자체 제작 3D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Arcane)’.  사진=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우선 오는 가을 룬테라 유니버스 기반의 첫 자체 제작 3D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아케인(Arcane)’이 넷플릭스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을 즐기지 않은 이용자를 대상으로도 OTT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IP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케인은 필트오버 챔피언 '징크스'와 '바이'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라이엇이 IP를 도서, 캐릭터, 굿즈 등에 활용하는 OSMU(원소스 멀티 유즈)를 넘어 매체 간의 제약과 간극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방식인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랜스미디어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개별 시리즈 영화를 통해 차근차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쌓아갔다. 이후 2012년 '어벤져스'를 통해 이들을 한곳에 모은 뒤 10여 년 동안 세계관을 확장했다. 현재는 영화를 넘어 디즈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완다와 비전’, ‘호크아이’ 등 다양한 마블 TV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빛의 감시자 캠페인을 통해 LoL 세계관을 더욱 공고히 하고 확장했다면, 향후에는 여러 플랫폼을 활용한 다각적인 스토리텔링이 이뤄질 것이다”며 “게임 이용자가 아닌 일반 대중도 자사의 IP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며, 넷플릭스에 공개하는 아케인이 그 첫발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업 15주년을 맞는 라이엇은 단순한 캐릭터 설정을 넘어 게임내 세계관 구축을 위해 여러 가지 참신한 시도를 이어왔다. 이같은 노력으로 라이엇은 현재 게임 산업뿐 아니라 대중문화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관 장인' 라이엇이 향후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주목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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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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