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결국 손들었다…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가정 자율로 돌린다

여가부 결국 손들었다…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가정 자율로 돌린다

기사승인 2021-08-25 11:17:53
여성가족부.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심야시간대(0~6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터넷게임 접속을 강제 차단해온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 10년 만에 폐지를 눈앞에 뒀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문체부)와 여성가족부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교육부, 문체부, 여가부)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는 동시에 △청소년과 보호자, 교사 등에게 게임이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여성가족부가 주도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대신,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 중인 선택적 셧다운제로 불리는 게임시간 선택제 활성화다. 이 제도가 안착하면 자정이 넘은 시간도 정부 주도의 강제 접속 차단 대신 가정 내 자율로 자녀의 게임 이용을 관리하도록 바뀐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청소년에게 게임은 주요한 여가생활이자 사회와 소통하는 매개체이다. 게임 과몰입 예방제도가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번 개선 방안이 궁극적으로 입법까지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국회 논의를 지원하는 한편, 온라인에서의 청소년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관계부처 협조체계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이 스스로 결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며 “청소년이 이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의 매체(미디어)와 게임이용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건전한 게임환경 조성과 청소년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제공


2011년 시행된 셧다운제는 입법 당시부터 게임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실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이용 증가, OTT 사용 등으로 인한 매체 환경 변화에 따라 제도 실효성을 놓고 문제제기가 수차례 이어졌다. 거듭된 개선 요구에도 여가부가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하자, 게임 규제의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제도의 명맥만 억지로 유지하려 든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12세 이용가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로 인해 한국에서만 19세 이상만 구매할 수 있는 게임이 되면서 부정 여론이 들끓었고, 정치권까지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한편 정부는 보호자와 교사를 위한 게임 이해도 제고 및 게임이용 지도법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게임 과몰입’을 포함하는 등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보호자와 교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게임 지도 지침을 10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등으로 제작해 보호자 동호회(커뮤니티)와 교육포털에 배포할 계획이다. 청소년이 즐기는 인기 게임에 대한 내용, 특징 등을 안내하는 콘텐츠도 제작·배포해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자녀보호기능’을 안내하는 ‘게임이용지도서’를 교육청과 함께 보급한다.

또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게임물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해 청소년 유해게임물을 상시 점검(모니터링)하고 거대자료(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신기술 기반 사후관리시스템을 개발·도입(2023년~)할 방침이다. 게임의 사행성·선정성 요소를 최소화하도록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청소년 유해광고 차단 등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셧다운제에 대한 각계의 생각.   여가부 제공

게임의 재미·보상·경쟁 등의 요소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게임화(게이미피케이션)’ 기반 수업모델 개발을 위한 교사연구회 지원도 강화한다.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기술 기반의 게임(디지털 치료제) 연구개발(R&D)도 새롭게 추진하고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 등 장애학생이 게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

이밖에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매년, 학령전환기 청소년 대상 전수조사)를 통해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을 발굴해 상담·치유 지원으로 연결한다. 게임 과몰입 실태조사(매년, 모든 청소년 대상)를 고도화해 게임 이해력(리터러시), 게임 이용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진단도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학생이 희망하는 경우, 위(Wee)센터(239개)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238개)와 연계해 매체(미디어) 이용 전반에 대한 상담을 지원한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7개소)를 통해 검사·상담도 제공하고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최대 50%까지 치료비를 지원한다. 인터넷·스마트폰에 대한 과의존으로 집중치유가 필요한 경우에 이용하는 기숙형 치유캠프 및 인터넷 치유학교도 확대 운영한다.

청소년이 다양한 여가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지역 단위의 문화예술교육과 스포츠클럽 활동을 지속 지원하고 웹툰, 1인 미디어, 인공지능(AI) 등 청소년의 새로운 문화콘텐츠 관심을 반영한 동아리·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통합문화이용권과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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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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