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디자인 무단도용한 中 게임…시정요구에도 ‘무대응’

한복 디자인 무단도용한 中 게임…시정요구에도 ‘무대응’

기사승인 2021-09-29 12:00:28
(왼쪽부터)에어캡 '걸 글로브'의 한복 세트 '보랏빛 향기'와 중국 지쉬 테크롤로지 '꽃피는 달빛'의 '호수 안개'.   에어캡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중국 게임사가 국내 모바일 드레스업(옷입히기) 게임 ‘걸 글로브(GIRL GLOBE)’의 한복 브랜드 세트를 무단 도용했다. 걸 글로브의 개발사 ‘에어캡’은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아직까지 중국 게임사는 ‘묵묵부답’이다.

여성향 게임 개발사 에어캡은 중국 게임 개발사 ‘지쉬 테크놀로지 리미티드(Zishi Technology limited)’에서 서비스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꽃피는 달빛’이 걸 글로브의 한복 브랜드 세트를 무단 도용했다고 29일 밝혔다.

도용된 한복 세트는 한국 챕터 첫 스토리 콘텐츠에서 유저들이 최초 보상으로 얻게 되는 ‘보라빛 향기’이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살려내 개발사 측에서 메인 이미지로 활용했던 한복이다.

지쉬 테크놀로지는 꽃피는 달빛에서 '호수 안개' 세트를 유저들에게 이벤트 의상으로 지급했다. 이 의상은 보라빛 향기 세트의 한복 저고리와 한복 치마, 실제 브랜드 화보에서 사용했던 꽃 소품 등 모든 부분을 베꼈다.

꽃피는 달빛이 무단으로 도용한 보랏빛 향기는 국내 대표 한복 브랜드 한국의상 백옥수(백옥수)가 디자인했고, 백옥수는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아이돌(IDOL)’, ‘대취타’에서 착용한 한복을 제작하기도 했다.

에어캡은 걸 글로브의 기획 단계부터 우리나라 고유 의상인 한복의 미와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의상 백옥수를 비롯해 리슬, 숙현한복, 아랑한복 등 대표 한복 브랜드들과 파트너를 체결했으며, 해당 브랜드의 경우 게임에서는 걸 글로브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에어캡은 이번 한국의상 백옥수 브랜드 한복 디자인 도용 문제와 관련해 걸 글로브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제보하여 내용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백옥수의 경우 에어캡 창업 초기 아이디어 기획 단계부터 걸 글로브의 가능성을 믿고 오랜 시간 협업한 소중한 파트너인 만큼 시일이 걸리더라도 가능한 조치를 최대한 행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에어캡은 지쉬 테크놀로지 측에 “꽃피는 달빛에 한국의상 백옥수 브랜드가 불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번 사태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해당 한복 세트의 게임 내 노출을 즉시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에어캡과 협업 중인 백옥수도 브랜드 무단 도용의 재발 방지와 시정 조치, 한복 브랜드에 대한 사과문을 정식 요청했다. 조진우 백옥수 대표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전 세계에 우리 전통 복식을 알리기 위해 에어캡과 협업하고 좋은 결과물을 얻고 있던 와중에 이런 표절 이슈가 발생해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라며 “민족 복식은 한 나라 민족의 정체성이 깃들여 있는 것인데, 이를 일체의 협의 없이 함부로 가져다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정신을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공론화 및 해당 중국 개발사의 진심 어린 사과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현지민 에어캡 대표이사는 “중국 게임 개발사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시정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질 못했다”며 “이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 상황에 에어캡 측은 관련 변호사의 자문을 빌어 공론화를 통해 시정을 촉구하는 방법을 전달받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이를 바로 잡지 않을 경우 제2의 한국 의상 백옥수 사태가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한국의상 백옥수와 함께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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