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4일 “우리 구단의 ‘UTD 팟캐스트’에 박지성이 출연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응원가와 관련한 대화를 소개했다.
이날 박지성은 과거 맨유 시절에서의 활약상을 비롯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과거부터 논란이었던 ‘개고기송’에 대해 언급했다.
‘개고기송’은 맨유 팬들이 박지성을 응원하고 리버풀을 조롱하고자 부른 응원가다.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나아’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과 영국 내 특정 지역민에 대한 비하를 담고 있어 논란이 됐다.
박지성이 2012년 퀸스파크레인저스(QPR)로 이적하면서 올드 트래포트(맨유의 홈구장)에는 ‘개고기송’이 불릴 일이 없어졌지만, 최근 개고기송이 다시 울려 퍼졌다.
‘개고기송’이 다시 입방아에 오른 건 지난 8월 황희찬의 울버햄튼 입단이 발표되던 때였다. 당시 황희찬은 몰리뉴(울버햄튼 홈 경기장)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는데, 마침 울버햄튼 원정 응원을 온 맨유 팬들이 ‘박지성 응원가’를 불렀다.
이와 관련해 박지성은 “처음 그 응원가를 들었을 당시에는 매우 자랑스럽게 느꼈다. 팬들이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라면서 “선수 입장에서 자신만의 응원가가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개고기를 먹는다는 가사에 당시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 역시 내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당시의 불편함을 견디려고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또한 여전히 아직도 아시아인이나 한국인으로서 그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한국 선수가 맨유와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튼에 입단했다. 그리고 맨유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렀다. 그때 뭔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어쩌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5년 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쩌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곳에서만 존재하는) 고정관념이기도 하다”라며 “물론 맨유 팬들이 당시 공격적인 의미를 전혀 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맨유 팬들이 그런 내용을 더는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모욕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지성은 “(개고기와 관련한)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이제는 그만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 더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노래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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